‘관음증(觀淫症)’은 인류 사회의 억압된 성(性)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금지된 것일수록 대담하게 들춰 보고 싶어지는 미묘한 심리다. ‘워터파크 몰래 카메라(몰카) 파문’과 ‘고교생의 여교사 몰카’ 사건에 이어 지난 19일에는 뉴스 검색 화면으로 위장한 몰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유포한 프로그래머가 구속됐다.
이 앱을 쓰면 자동 초점 조절 기능을 이용해 무음(無音)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몰카 범죄는 지금도 하루 평균 18건씩 일어난다. ‘찰칵’하는 촬영음마저 없앨 경우 몰카 범죄가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몰카 범죄는 성적 도착을 넘어 인격 살해다. 더 강력한 처벌로 다스려야 한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단속뿐 아니라 예술적 승화, 교육 강화 등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의 도색 잡지 ‘플레이보이’가 62년 만에 누드 사진을 없애기로 했다. ‘공짜 누드’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보이의 연간 발행 부수는 1970년대 500만 부에서 지금은 80만 부로 떨어졌다. 누드는 적당히 가려져 있을 때 신비스러운 법이다. 플레이보이가 격조 높은 ‘에로틱 아트’ 사진으로 판매 돌파구를 찾게 될지 주목된다. 음란 동영상이 차고 넘치는 일본 사회 일각에서도 ‘훔쳐보기 욕구’를 건강하게 해소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도쿄의 미술관인 ‘에이세이분코(永靑 文庫)’에서 12월 23일까지 열리고 있는 춘화(春畵·성 풍속 그림) 전시회가 그것이다.
일본에서 춘화 원작의 전시는 금기였다. 2013년 영국 대영박물관의 일본 춘화 전시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번 도쿄 전시에는 하루 2000명이 찾고 있다. 주말에는 1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 젊은 여성들도 화려한 색채의 춘화에 열광한다. 필자가 구독하고 있는 일본 월간지 ‘미술수첩’ 10월호는 ‘춘화 감상의 기초 지식’까지 담은 춘화 특집을 마련했다.
우리나라에도 신윤복의 ‘춘화 보는 여인들’ ‘사시장춘(四時長春)’ 등 다양한 춘화 들이 있다. 양반의 전유물이었던 춘화의 오랜 기능 중 하나가 성교육 교재였다는 점을 새삼 돌이켜볼 일이다. 감성적 예술 치료로 청소년 정서를 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음습한 곳에서 번식하는 몰카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성을 밝은 곳으로 끌어내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규범을 가르치는 일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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