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 위영일(1970년생)은 우연의 조합들의 결과를 묻는다. 미국의 슈퍼히어로를 뒤섞어 만든 짬뽕맨으로 해학을 보여주었던 작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우연성의 그림 작업을 실험 중이다. 한 화면을 가로와 세로 각 6단계로 설정한다. 미술사의 유파를 수로 정해둔다. 주사위를 연속적으로 6번 던져서 나온 ‘경우의 수 조합’으로 미술사 유파를 뒤섞어 그림을 그린다. 그는 ‘기존 미술사에서 강고하게 자리 잡은 유파 등의 간극을 흔들어 보며, 내가 설정한 체계로 새로운 인식의 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한다’고 한다.
그가 우연으로 만들어낸 그림은 아름답다. 어쩌면 우연은 필연일지 모른다. 우연의 스침이 인연으로 소중하다. 카이사르의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것은 이미 시작된 일은 전환점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처럼. 역사는 우연 같은 필연으로 만들어져 간다.
선승혜 아시아인스티튜트 문화연구수석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