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메리트 없다” 주저
제대로 된 일자리 불분명
공직자 “그다지 안 반겨”
정부 “마지막날 신청 몰릴것”
‘공무원은 미지근, 대기업은 눈치’
지난 9월 22일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공무원들이 휴직 후 최장 3년까지 대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막상 기업이나 공무원 모두 호응이 크지 않아 ‘민간근무휴직제’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2002년 공직사회에 민간기업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민·관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공무원이 일정 기간 민간 기업에서 일한 뒤 복귀토록 하는 민간근무휴직제를 시행했다. 민·관 유착 우려 때문에 잠정 중단됐다가 2012년 중소기업에 한해 재개됐는데 이번에 제도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28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인사혁신처가 19~30일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무원 채용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신청서를 낸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처 관계자는 “대기업을 포함해 기업들의 문의는 많은 편”이라며 “접수 마지막 날 신청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사처는 내년에 30명 정도의 공무원이 민간 기업에서 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인사처의 기대와는 달리 공무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인사 적체가 심각한 일부 부처의 경우 민간 기업 근무를 장려하고 있지만 미지근한 분위기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과장급 공무원은 “관심이 가긴 하지만 대기업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내어줄지 확실치 않아 지원이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한 경제부처 인사담당 관계자는 “직원들이 반기고 있지는 않다”며 “외부인이 되는 만큼 분위기도 낯설 테고 보수도 상한선(휴직 직전 보수의 1.3배)이 설정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다. 자질이 뛰어난 공무원이 올지 불분명한 데다 ‘뜨내기’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공무원 한, 두 명 채용한다고 큰 이점이 있지 않다”며 “다만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제도이다 보니 보조를 맞춰야 하는 만큼 눈치만 보고 있다”고 재계 분위기를 전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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