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를 다니면서 나는 가끔 친절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호텔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먼저 탄 사람이 들어오는 사람을 위해서 열림 버튼을 누르며 미소를 짓는다든지, 거리에서 사람들과 몸이 좀 닿자 ‘미안합니다’란 말이 습관적으로 나오는 장면 등을 자주 본다. 외국에선 당연시되는 이런 습관들은 때론 방문객들을 편하게 해주고,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러다 한국을 떠올리면 정말 딴 세상이다. 거리에서 서로 부딪쳐도 모른 척 제 갈 길 가고, 눈 마주쳐서 싸움이라도 안 나면 다행인 데다, 길을 잃고 주위를 두리번거릴 때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반갑기보단 오히려 경계부터 하고 봐야 하는 모습이 한국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느새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됐지만, 선진국의 내공인 친절과 배려 같은 의식 수준은 절대 그렇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경제와 국민의식간의 괴리를 메우는 방법으로 최근 벌어지고 있는 K스마일 캠페인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 가지를 제안해본다. 첫 번째는 ‘열림’이다. 엘리베이터의 닫힘 버튼보다 열림 버튼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선진국이 아닐까? 열림 버튼을 자주 사용하면 이웃의 마음이 열리고 국민들의 행복도 같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두 번째는 ‘여유’이다. 세계에서 제일 바쁜 한국인들은 남에게 친절을 베풀 여유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패스트푸드처럼 빨리 돌아가는 삶에 단단히 익숙해져 있어, 좀 느린 삶이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 1분이라도 여유를 갖고 타인들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세 번째는 ‘가족’이다. 우리는 겉으론 무뚝뚝해도 내면엔 정이 많다. 하지만 면식이 있는 사람들한테는 잘해주지만, 모르는 사람들, 곧 ‘뜨내기’에겐 건성으로 대하거나 정직하지 않게 대하는 풍조도 있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제일 맛없는 식당은 서울역 주변에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어떠한 손님이라도 뜨내기로 대하지 말고 내 가족처럼 생각한다면 한국인의 품격도 한층 높아지지 않을까?
송승환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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