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고흥군 추진 불구 큰딸과 의견 대립 백지화 지난 8월 사망한 천경자 화백을 기념하는 단독 미술관이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추진했던 천경자 미술관 건립이 무산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양주시는 지난 2009년 장흥면 석현리에 101억 원을 들여 2층 규모의 시립 천경자 미술관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설계와 공사는 큰딸 이혜선(70) 씨가 지정하거나 제한 경쟁입찰방식으로 결정된 업체에 의해 추진됐으나 이 씨가 공사 도중 기증하기로 협약한 천 화백의 그림작품과 소품 232점을 전달하는 절차를 미루고 예산 10억 원이 소요되는 인테리어 마감공사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시에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시는 공유재산 관련 법상 이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고 이 씨가 협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을 통해 대신 이곳에 장욱진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장욱진 화백의 미술작품이 기증된 전시실과 영상실, 강의실 등을 갖춘 2층 규모의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은 지난해 4월 개관, 하루 4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천 화백의 고향인 전남 고흥군도 2010년 27억 원을 들여 고흥읍 호형리에 전시실과 연구실, 수장고를 갖춘 2층 규모의 천경자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군이 2008년 이 씨와 체결한 협약대로 채색화 1점과 드로잉 작품 200점도 기증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씨가 건물 설계용역에 대한 수의계약을 요구하고 미술관 운영방식에 대한 의견 대립을 보이면서 군은 미술관 건립계획을 백지화했다.

이 씨도 2012년 기존 종합문화회관 전시실에 전시 중인 천 화백의 판화와 데생, 수필집, 소품 등 66점을 반환해 감으로써 고흥에서는 천 화백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양주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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