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에게 한국형 전투기 개발(KF-X) 사업과 관련, “계획된 기한 내에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달라”고 말하고, 추가 지원도 언급했다고 한다. 최근 KF-X 사업의 난맥상 조사에 청와대가 직접 나서고, 박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받겠다고 했을 때, ‘대통령 친국(親鞫)’으로 불리며 강한 질책·문책이 예상됐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격려의 자리가 됐다. 박 대통령은 4개 핵심기술 이전 문제 등을 정확하게 보고·홍보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을 뿐, 사업의 본체에 대해서는 재(再)추인하고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재신임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지적대로 KF-X는 미래 안보가 걸린 국책사업으로,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군 당국의 보고와 박 대통령의 격려는 지나치게 안이한 접근이 아닌지 걱정된다. 우선, 국방 당국의 과잉 홍보와 청와대 보고 지연은 결코 사소한 행정적 실수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KF-X 사업과, 이와 밀접한 차세대 전투기 도입(F-X) 3차 사업은 각각 18조1000억 원과 8조3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건국 이래 최대 사업이다. 그만큼 다양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과정의 투명성과 정직성이 흐려지면 심각한 후환이 발생할 수 있다. 책임을 엄정히 물어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방사청 보고대로 4대 핵심기술 개발을 포함해 2025년까지 순조롭게 완료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다. 그때는 박 대통령도, 장 방사청장도 현직을 떠난 지 오래일 것이다. 군 당국은 핵심기술을 모두 이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했다가, 도입 또는 개발로 물러서더니, 이제 개발 및 운용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밝히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좋지만 국방을 그런 낙관에만 의존할 수 없다. 본사업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근본적 문제는 없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이 F-35 도입을 재가했다고 해서 이런 문제들을 미봉하고 넘어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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