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에서 말하기로… 변화하는 출판 트렌드쉽고 친근한 구어체 문장
최근 베스트셀러 휩쓸어


쓰기에서 말하기로의 권력 이동. 이른바 ‘신(新)구어 시대’다.

2014년 11월에 출간돼 여전히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는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의 주요 메시지를, 철학자와 청년 간의 대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풀어낸 책이다. ‘미움받을 용기’를 포함해 각종 강연, 강의를 옮긴 책, 구어체로 풀어낸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출판에 이 같은 ‘구어의 시대’가 도래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강연과 강의를 옮긴 후지와라 마사히코(藤原正彦)의 ‘국가의 품격’, 요로 다케시(養老孟司)의 ‘바보의 벽을 넘어’, 다케우치 이치로(竹內一郞)의 ‘사람은 분위기가 90%’가 2006년 일본의 베스트셀러 1~3위를 휩쓸었을 당시 일본에서는 “이제 편집자는 북앵커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어체의 화려한 등장인 셈이다. 이는 문어가 아니라 구어를 기반으로 한 ‘영상시대’에 대응한 당연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리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인문학·공부 열풍이 도서관 등을 중심으로 한 강연,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책으로 묶일 엄청난 강연 텍스트가 쌓인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강연이나 강의의 경우, 책으로 묶어내기 전에 이미 인기나 대중성을 검증할 수 있는 데다 따로 글 쓸 시간을 내기 어려운 ‘유명 저자’도 강연을 가다듬어 책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강연 전문 기업이 출판을 겸하기도 하고, 출판사들은 강연을 기획·진행하고 이를 책으로 내는 순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지난 몇 년간 소설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베스트셀러들이 구어체 문장”이라며 “이제는 말한 것을 그대로 옮기면 글이 되는 스피커라이터(Speaker Writer)의 시대”라고 평가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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