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 / 필립 후즈 지음, 김명남 옮김 / 돌베개

멸종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일까. 국제자연보호협회 활동가인 지은이는 흰부리딱따구리가 불과 한 세기 만에 자취를 감춘 역사를 되돌아보고, 인간에 의한 멸종이 얼마나 경솔하고 슬픈 일인지 보여준다. 흰부리딱따구리는 한때 미국 남부 저지대의 숲을 주름잡았던 새다. 남북전쟁, 재건, 세계대전, 산업화를 거치면서 서식지를 잃게 되자, 20세기 초 멸종 위기종이 되었다. 여러 조류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의 헌신에도 이미 70년 전에 미국 대륙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은이는 흰부리딱따구리가 맞닥뜨려야 했던 기구한 운명을 1809년부터 현재까지 200년에 걸친 풍성한 서사로 재구성해 낸다. 특정 종의 사례를 충실하게 고증함으로써 인간에 의한 멸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멸종을 막을 방법은 없는지 묻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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