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진도 가사도 <끝>
지난 22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등대에서 바라본, 안개에 둘러싸인 가사도 해안. 가사도는 자주 끼는 안개 때문에 더욱 운치있는 섬이지만, 날씨가 쾌청할 때는 제주도와 신안 홍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좋다.
지난 22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등대에서 바라본, 안개에 둘러싸인 가사도 해안. 가사도는 자주 끼는 안개 때문에 더욱 운치있는 섬이지만, 날씨가 쾌청할 때는 제주도와 신안 홍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좋다.

풍력·태양광 ‘전력자립’… 청정을 더하다

한국전력의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MG) 운영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국내 최초의 ‘에너지 자립섬’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가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 및 관련 기업들의 벤치마킹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도서 전력 공급 체계를 기존 디젤발전에서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MG로 대체한 ‘이정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형 MG는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배터리), 정보통신(IT) 기술을 융합한 소규모 전력공급시스템이다. 관광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섬이 산업적으로 탈바꿈한 대표적 사례로도 꼽힌다.

한전이 이달 들어 해당 지역 자치단체 등과 함께 진도군 동거차도, 경북 울릉군 울릉도에 잇달아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을 착공할 수 있었던 것도 지난해 10월 가사도에 완공한 독립형 MG의 성공적인 운영에 힘입은 바 크다. 또 정부가 한전이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62개 도서 가운데 인천 덕적도 등 5개 섬을 우선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7월 민간 사업자를 확정한 것도 가사도의 성공 사례가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가사도에서 실증된 MG 기술은 캐나다, 모잠비크, 쿠웨이트 등 해외로도 수출됐거나 수출될 예정이다.

원종남(29) 한전 전력연구원 소속 연구원과 함께 지난 22일 찾은 가사도는 짙은 안개에 둘러싸여 있었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언덕 위에 자리잡은 ‘에너지자립섬 통합제어센터’로 이동했다. 센터는 내연발전소 옆에 있었다.

오전 11시 30분쯤 센터 안에 들어서자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시스템’이라는 커다란 전광판이 눈에 들어온다. 전광판을 보니 태양광 전기 생산량이 148㎾, 풍력발전량은 바람이 불지 않은 탓에 ‘제로(0)’였으며 전력소비량(부하)은 83㎾, 배터리 충전율은 38%로 표시돼 있었다. 이영환(44) 가사도발전소장은 “전기생산량(148㎾)에서 전력소비량(83㎾)을 빼고 남는 전력은 배터리에 충전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사도 내 8곳에 설치된 태양광발전기는 햇볕이 좋을 경우, 순간 최대 314㎾까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4대의 풍력발전기는 최대 400㎾의 전기를 생산하도록 설계됐다. 이 소장은 “소비 전력은 평상 시 90∼100㎾, 한여름이나 명절 때 210㎾까지 올라가지만 풍력·태양광만으로 대부분 커버할 수 있다”며 “겨울에는 전기 생산량이 400㎾를 웃돌고 순간적으로 650㎾까지 치솟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안개가 끼고 바람이 안 부는 등 태양광·풍력 모두를 활용하기 어려운 날씨에는 기존의 디젤발전기(총 300㎾ 용량) 일부를 돌린다”며 “MG 구축 후 디젤발전에 사용한 연료는 종전의 20% 수준으로, 최근 1년간 절감한 연료는 3억 원어치에 육박하는 26만여ℓ”라고 설명했다.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시키고도 전력이 남을 경우엔 상수도 수위 조절용 펌프를 가동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응용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으로 조절되는 점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로 평가된다.
원종남 한전 전력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지난 22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에 조성된 풍력발전단지와 태양광발전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종남 한전 전력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지난 22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에 조성된 풍력발전단지와 태양광발전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버터와 배터리를 설치한 방은 각각 따로 있었다. 인버터로는 전압과 주파수를 자동 제어한다. 인버터는 특히 풍력·태양광에서 생산된 전기(교류)를 배터리에 저장하기 위해 직류로 바꾸고, 배터리 전기를 수용가에 공급하기 위해 교류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 설비 덕택에 가사도 전기의 품질(주파수 유지율 100%)은 육지보다 높다. 30개의 랙(Rack)으로 구성된 배터리는 총 3MWh 용량으로 만충(滿充)되면 전력 생산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30여 시간 수용가에 공급할 수 있다.

제어센터로부터 차량으로 2분 거리의 언덕 위에 풍력발전기 4기와 태양광발전단지 2개가 조성돼 있었다. 풍력발전기의 기둥 높이는 37m로 꽤 높았다. 이곳에서 3분 거리의 저수지에 수상 태양광단지가 조성돼 있었다. 수상 태양광은 모듈을 식혀주는 효과 때문에 육지 태양광보다 효율이 높다고 한다.

한전 관계자는 “인천 덕적도 등 에너지자립섬을 추진하는 민간사업자들이 향후 가사도를 잇달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사도(진도) = 글·사진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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