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로 떠난 10대 자녀들 때문에 영국의 세 부모가 초죽음이 됐다.

세월호 사고, 메르스 사태 등 연이은 악재로 초죽음이 된 관광업계.

영국에서 지난봄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동경으로 시리아로 떠난 10대 여학생들 때문에 그들의 부모가 초주검이 됐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최근엔 30대인 세 자매가 자신들의 자녀 9명을 데리고 시리아로 떠나 가족뿐만 아니라 영국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올 초 10대 소년이 시리아로 간 데 이어 얼마 전 2명이 IS 가담을 시도하다가 적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인용문의 ‘초죽음’은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로 ‘초주검’으로 고쳐야 합니다. 초주검은 두들겨 맞거나 병이 깊어서 거의 다 죽게 된 상태, 또는 피곤에 지쳐서 꼼짝을 할 수 없게 된 상태를 뜻합니다. 송장, 시체를 뜻하는 명사 주검에 처음 또는 초기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초(初)’가 결합한 단어지요. 말 그대로 표현하자면 초기 주검 즉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체를 뜻하는데요. 어떤 일(병)로 죽을 지경에 이른 사람을 비유할 때 많이 쓰입니다.

부모와 자식, 각각 다른 존재이긴 하지만 그 사이엔 천륜이라 불리는 끊을 수 없는 인연이 있지요. ‘내 인생은 나의 것’을 외치는 자식들이 승승장구하기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사지(死地)를 향해 간다면 부모는 살아서 지옥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초주검하면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 모습이 먼저 떠오릅니다.

어떤 좋은 신념을 좇고 싶다면 불구덩이로 뛰어들어 가족들을 초주검으로 만들 게 아니라 세상에 그 뜻을 실현하는 데 마음을 같이할 친구들을 찾아내 힘을 모으는 것이 자신과 부모, 더 나아가 사회와 국가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요.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하는 게 그 첫걸음일 테고요.

김정희 교열팀장 kjh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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