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발표한 ‘방산(防産)비리 근절대책’은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과 국방부, 방위사업청이 공동 작성한 개혁안이 맞나 싶을 만큼 밀도도 긴장감도 떨어진다. 방위사업감독관 신설, 자체 감사기능 보강, 인사 독립성 강화, 취업제한 기간 연장, 무기중개상 관리 및 비리연루 업체 제재 강화 등인데, 새 메뉴는 감독관 정도다. 그러나 그 지위가 방사청장 밑이고, 방사청은 국방부 소속이어서 독립적 감독이 가능할지부터 의문이다. 여타 4개항은 아직도 않고 있었나 싶을 정도의 원론 차원이다.

방사청은 비리 근절을 포함해 국방획득 시스템을 전면 개혁한다는 기치 아래 2006년 1월 1일 출범한 지 10년이 됐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사건은 이런 취지를 구현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갖게 한다. 실무자에서 군 최고위직까지 상하를 가리지 않고 연루되면서 부패의 구조화·일상화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이런 심각성을 고려하면 이번 대책은 ‘눈가리고 아웅’식의 안이한 접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한국형 전투기(KF-X)사업의 난맥에도 오히려 방사청을 격려했다. 방산·군납 비리를 ‘이적(利敵)행위’로 규정했던 지난해 10월 29일 국회 연설이 무색하다. 방산 비리는 곧 반역이라는 비장한 결기로 근절 대책을 다시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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