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1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신세계그룹 주최로 열린 채용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요강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질 좋은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1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신세계그룹 주최로 열린 채용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요강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최악 실업

지난 2004년 2월 LG경제연구원은 ‘선진국 사례로 본 일자리 창출 포인트 6’란 보고서를 냈다. 경기침체 지속과 가계부실 심화로 실업증가와 고용 불안 우려가 커지는 데다, 경제가 점차 저성장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선진국형 장기 고실업이 굳어질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게 핵심이다. 11년이 지난 지금 애석하게도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됐다.

‘고용절벽, 오포세대, 니트족(무업자), 떠밀리는 조기 퇴직, 노년층의 구직 수요 증가’ 등은 한국사회 고용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현상들이다.

이른바 청년층은 일자리가 없어 구직포기자가 늘어나는데 40대 중년층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직장에서 떠밀리고 노년층은 고령화 추세 속에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3대 연령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고용문제가 불거지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고용 파문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와 저성장 시대의 진입, 가계부채의 폭증 부담 및 가계소득의 하락·정체, 소득 양극화, 고령화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고용안정이 곧 국가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한국노동시장의 효율성 지표(세계경제포럼(WEF) 분석 세계 83위)에서 알 수 있듯 갈 길은 멀다. 노동개혁,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추진되고 있지만 질 좋은 일자리 창출 노력은 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고용 크레바스’를 뛰어넘는 게 한국사회, 경제의 최대 난제가 된 셈이다.

30일 통계청, 민간연구기관들의 각종 지표를 종합해 보면 고용 구조 전체에 드리운 암운이 얼마나 짙은지를 실감케 한다. 지난해 1분기 신규 취업자는 35만4000명에 그치고 실업률은 4.1%로 치솟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국내 사업체의 종사자는 지난해보다 16만7000명 늘었지만 이후 감소세 지속으로 올해 1분기는 2만7000명 증가에 그쳐 고용창출력이 떨어졌다”며 “주력 제조, 건설업의 고용 감소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15∼29세의 청년 실업률은 7.0%대 후반에서 11%대 초반까지 오르내렸다. 지난 1분기에 대학 졸업 이상 실업자는 45만 명을 넘었다. 지난 9월의 취업준비자,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은 10.8%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구조개혁을 통한 경직된 노동시장 개선과 함께 고졸 취업의 양적 확대, 고부가 가치 및 고기술화 부문의 투자 집중을 통한 새로운 주력산업의 형성을 통해 좋은 일자리 제공 노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생계형 창업을 줄이고 재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경우 특성을 무시하고 중소기업 쪽으로 시선을 돌리라는 강요보다 각각의 특성에 맞는 취업 유도 방안을 모색하고 중소기업의 복지 평균화를 통해 중소에서 중견, 다시 대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고용 사다리를 제공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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