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史 온몸으로 겪은 50代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로 분류되는 한국 사회의 50대는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를 온몸으로 경험한 살아있는 ‘현대사 교과서’라 할 수 있다.

50대는 정치적으로 ‘암흑기’였던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20대를 보내면서 민주화운동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80년 서울의 봄’, ‘6월 민주항쟁’이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다. 1979년 ‘10·26 사건’으로 유신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한국사회는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들불처럼 번졌다. 그 해 ‘12·12 사태’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가 비상계엄 전국확대 조치를 단행하면서 군사 정권의 장기 집권이 시작됐다.

그러나 1987년 서울대 학생회장이던 박종철 군의 고문치사사건을 계기로 직선제 대통령 선거를 요구하는 6월 민주항쟁이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다. 당시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화를 주도했던 ‘386그룹’(30대·80학번대·60년대생)은 한국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치 그룹이다.

이들은 30대의 젊은 나이에 정치계에 입문하면서 현재는 제도권 정치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민주주의를 쟁취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공유했던 이들은 민주화 이후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김대중·노무현정부를 잇따라 탄생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고도성장의 ‘단맛’과 경제위기의 ‘쓴맛’을 모두 경험한 세대이다. 특히 1997년 몰아닥친 ‘외환위기 사태’는 이들에게 처음으로 경제적 불안감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당시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이던 이들 중 상당수는 명예퇴직이라는 강압적 수단에 의해 직장을 떠나야 했다.

사회적 복지망이 형성되지 못한 상황에서 직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경제적 위기를 견디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50대는 세대가 정치적·경제적 경험이 투표 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세대 효과’가 강하다”면서 “특히 민주화를 쟁취한 50대 초반은 변화 지향적이면서도 현실을 중시하는 보수 성향을 띠는 양면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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