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위주 구성 … 무의미”
컴백 가수들도 얼굴 안 비쳐
가요계서 다시 폐지 목소리


방송사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에 대한 가요계의 의구심이 커지며 “순위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컴백한 가수 신승훈(왼쪽 사진), 임창정, 아이유(오른쪽) 등은 약속이나 한 듯 방송사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다. 임창정이 지난 9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 1위 트로피를 받으며 기념 공연 형태로 깜짝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이들은 컴백 가수들의 공식 무대로 여겨졌던 방송사 순위 프로그램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는 아이돌 가수 위주로 재편된 순위 프로그램에 대한 반감과 영향력 약화라 볼 수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에서 일주일 내내 편성된 순위 프로그램 속 1위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매일 다른 팀이 “내가 1위”라고 주장하며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매주 1위가 뒤바뀌며 ‘돌려먹기’ 식으로 트로피를 품에 안는다. 또한 ‘보는 음악’을 선보이는 아이돌 가수들을 좇는 10대들이 주 시청층이기 때문에 20대 이상 대중을 겨냥해 ‘듣는 음악’을 하는 가수들은 순위 프로그램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무대에 오르는 시간은 불과 3분 안팎이지만 드라이 리허설과 카메라 리허설, 본방송까지 포함하면 한나절을 대기해야 한다”며 “특히 시청자 문자 투표 점수는 팬덤이 강한 아이돌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높은 순위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신승훈, 임창정, 아이유의 신곡은 각종 음원 차트에서 1∼10위에 고루 포진해 있다. 음원 차트 순위가 방송사 가요프로그램의 순위보다 공신력 있는 잣대로 평가받으며 그들에게 방송사 순위프로그램은 더 이상 매력적인 컴백 무대가 아니라 할 수 있다. 그들이 각종 예능프로그램에는 얼굴을 비치지만 정작 신곡을 선보이는 순위프로그램은 피하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순위제가 의미가 없다”는 가요계 내부의 볼멘소리가 이어진다. 특정 소속사 가수들에게 더 많은 출연 시간이 할애되고, 팬덤이 큰 아이돌 그룹이 컴백과 동시에 1위를 하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순위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뮤직뱅크’가 아니라 ‘아이돌뱅크’에 가깝다”며 “다매체 시대가 되면서 방송사 순위프로그램에 연연하지 않아도 얼굴을 알릴 기회가 많아졌다. 순위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 가수들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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