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그리스 레스보스섬 스칼라 마을의 해안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난민 소년의 익사체가 천으로 뒤덮여 있다. 이날 그리스 당국은 동지중해 해역인 에게해 연안에서 난민들을 태운 선박이 전복하는 사고가 발생해 시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1일 그리스 레스보스섬 스칼라 마을의 해안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난민 소년의 익사체가 천으로 뒤덮여 있다. 이날 그리스 당국은 동지중해 해역인 에게해 연안에서 난민들을 태운 선박이 전복하는 사고가 발생해 시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 유아 시신 등 또 발견… NYT “두달간 아동 77명 익사”

겨울 다가오는데 EU 합의못해… 사망난민 올10월까지 3350명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에이란 쿠르디가 지난 9월 2일 터키 해안가에 싸늘한 익사체로 떠밀려온 사진이 공개돼 전 세계에 충격과 슬픔을 불러일으킨 지 정확히 2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오는 20일 세계 어린이의 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난민 어린이들의 여건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게 외신 및 전문가들의 평가다.

인디펜던트와 AP통신 등은 1일 그리스 해안가에서 경비대원들이 4구의 유아 시신과 2구의 어린이 시신 등이 포함된 총 11구에 달하는 난민 시신을 수습하는 사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터키에서 동지중해 해역인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로 진입하려던 보트 한 대가 폭풍우 등 기상 악화 탓에 그리스 사모스 섬 해안가를 20야드(약 18m)가량 앞두고 전복했으며, 탑승 난민 20여 명 가운데 15명을 구조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날 사고 직후 한 어린 소녀는 2개월 전 쿠르디 시신처럼 터키 쿠사다시 해안가에 익사체로 떠밀려 온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1일 사고로 그리스를 향하다 사망한 난민들이 지난 5일 새 50명에 이르렀다”면서 “대다수가 시리아 출신 난민이며, 또 그들 중 대부분은 먼저 도해(渡海) 여정을 떠났던 남성들을 만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여성 및 어린이들”이라고 전했다. 또 “(5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이 격화하면서 이들은 점점 더 많은 숫자가 겨울철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중해를 건너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쿠르디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2개월이 흐른 현재까지) 지중해를 건너다가 익사한 난민들 가운데 어린이는 77명으로 집계됐다”는 국제이주기구(IOM)의 발표를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0월 30일에도 에게해에서 밀입국 알선업자들이 운영하는 허술한 난민선이 침몰해 최소 8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올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한 난민 규모는 72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들 가운데 80%는 터키 서부 해안과 그리스 동부 섬 사이인 에게해를 이용했다. 또 지중해 도해에 실패하고 사망한 난민들은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총 3350명으로, 지난해 3279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전 세계가 확실한 난민해법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난민들 전반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 1일 도이치벨레(DW) 보도에 따르면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는 26세와 35세의 시리아 난민 2명이 야구방망이로 무장한 30여 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묻지마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반(反)난민 정서에 기반한 인종범죄로 추정하고 있다. 10월 31일에는 불가리아의 터키 접경 지역인 카피탄 안드리보 인근에서 난민 130여 명을 수송하는 냉동트럭이 또다시 발견돼 난민들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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