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장 압흔 131점 확인
한반도 초기 농경 시대의 실체를 밝혀 줄 곡물 재배 흔적이 대거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식물고고학을 통한 선사시대 농경화 연구’를 통해 인천 운서동Ⅰ유적과 양양 지경리 유적에서 국내 초기 농경의 발전 양상을 밝혀줄 조(粟)·기장(黍) 등의 곡물 자료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중부 서해안 지역에서 가장 이른 시기(기원전 4000∼3600년)의 대규모 취락 유적으로 평가받는 인천 운서동Ⅰ유적은 중국의 화북·요서 지방에서 이루어진 조 중심의 초기 농경이 도입된 것으로 추정됐으나 그동안 재배 종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 결과 이를 입증할 다량의 조, 기장 등 곡물 압흔(壓痕·눌린 흔적·사진) 131점이 확인됐다. 이로써 운서동 Ⅰ유적은 곡물 압흔이 확인된 국내 대규모 취락 유적지 중에서 가장 시기가 이른 유적으로 밝혀졌다. 신석기 시대 중기의 취락유적인 양양 지경리 유적에서도 조, 기장 등의 잡곡과 들깨 등 압흔 294점이 조사됐다. 중부 서해안에서 시작된 초기 농경이 동해안과 남해안으로 확산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소 관계자는 “당시 도토리를 위주로 한 채집 또는 수렵 중심의 생활에서 조, 기장 등의 잡곡 농경이 도입돼 생업의 안정성이 향상되는 등 생업방식이 크게 변화하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또 “양양 지경리 유적은 다른 유적과는 달리 기장의 산출량이 조의 약 6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장 중심의 농경이 발달하였으며, 수렵·채집뿐 아니라 농경의 비중도 상당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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