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23단’비구니 현해 스님
‘재난구호안전봉사회’만들어


태권도 4단, 우슈 4단, 킥복싱 5단, 격투기 5단, 거합도(居合道) 5단 등 무술 도합 23단. 킥복싱 동양 챔피언으로 15차 방어전을 치렀고, 무술시범단 ‘영웅여걸’의 팀장이자 국내 스턴트 우먼1세대로 방송과 영화를 누볐다. 비구니 현해(54·사진) 스님의 얘기다.

스님은 34세가 되던 1995년 뒤늦게 출가했다. 무술을 방송·영화 활동에 활용하는 데 한계를 느꼈고, 몸보다 마음 수양에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타고난 운동신경과 ‘끼’를 억누를 수 없었다. 스님이 된 후에도 미국에 건너가 태권도로 포교활동을 했고 패러글라이딩, 경량 항공기 조종사 자격증을 따는 등 몸을 움직여야 했다.

최근 현해 스님은 사단법인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를 설립했다. 스님은 “선방보다 현장에서 몸을 부딪히면서 아픈 사람을 보듬는 게 나의 수행”이라고 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의 경험이었다. 스님은 지난해 참사가 발생하자마자 팽목항으로 달려가 45일간 유가족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참사의 현장에서 스님의 머릿속에서는 내내 대만의 비구니 스님이 창설한 봉사단체 자비공덕회를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스님은 “재난이 나면 국가보다 먼저 현장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단체였다”며 “2년간의 봉사 교육 과정과 체계적인 매뉴얼을 갖춘 자비공덕회의 재난 구호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스님은 지난해 숭실사이버대학 소방학과에 입학했다. 학교에서 안전 관련 캠페인과 봉사활동을 벌이는 과내 모임 ‘안전 지킴이’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는 다음 달 6일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봉사자들이 재난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도 만들어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서 가장 먼저 현장에 가겠습니다.”

유민환 기자 yoo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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