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대학의 외면(外面)이 가속화하고 있음이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전국 4년제 대학 197개가 2016학년도 입시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으로 선발할 신입생이 전체 모집 정원 35만7138명의 32.5%인 11만6162명으로 2일 집계됐다고 한다. 고교 내신성적, 비교과 활동 평가, 대학별 논술·면접 등을 통한 ‘수시 전형’ 비율은 67.5%다. 정시·수시 비율이 71 대 29였던 2002학년도와 비교해 완전히 역전됐다. 지나치게 쉬운 출제의 ‘물수능’을 전형 자료로 삼기 어려운 게 주된 이유다.
고려대가 현재 25.7%인 정시 모집 비율을 2018학년도엔 15%로 낮추겠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한 배경도 마찬가지다. 내신성적과 면접 점수 등으로 16.7%를 뽑는 현행 ‘학교장 추천 전형’은 이름을 바꿔 비중을 50%로 높인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변별력이 없다면 수능 점수로 학생을 뽑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시 모집은 비중을 줄여나가되 폐지는 수능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고려대가 밝힌 취지에 전국 대다수 대학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오는 12일 치러질 2016학년도 수능도 ‘쉬운 기조’를 예고했다. 2018학년도부터는 변별력을 더 없애는 영어 과목 절대평가 전환도 확정했다. 교육 혼란과 학력 저하를 부추기는 ‘물수능’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사교육 해법을 공교육 경쟁력 아닌 ‘물수능’에서 찾는 빗나간 발상에서 벗어나, 변별력을 제대로 갖춘 수능으로 빨리 되돌릴수록 폐해를 줄인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