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결과물이 없다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교각살우의 우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이은방(사진) 서울대 약대 명예교수는 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에서 제기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의 부실 투자 논란과 관련해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며 천연물신약에 대한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수행 중인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며 “단시간 내 실적이 없다고 연구개발 사업을 비판해선 안 된다”고 걱정했다.
그는 “천연물신약의 연구개발이 비판받은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성과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된 지 10여 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연물신약은 오랜 기간 전통적으로 사용된 천연물 중 부작용이 없는 것들을 선별하고, 현대과학의 검증 과정을 거쳐 개발된 의약품을 일컫는다. 합성물이 주류인 현대 의약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들의 건강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합성물 신약과 마찬가지로 의약품 소재, 독성, 약효, 제조, 임상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등에서 정부 예산이 투입된 천연물신약에 대한 연구개발이 당장 글로벌 성과가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월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중국의 투유유(屠유유) 교수는 개똥쑥이라는 국화과 식물에서 아르테미시닌이라는 말라리아 치료 성분 물질을 분리해냈는데, 그가 말라리아 치료제 연구를 개시한 지 12년이나 걸려 이룬 결실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은 2000년대 시작한 천연물신약 개발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이는 튼튼한 의약 산업 기반이 갖춰져 있어 가능했다”며 “우리는 미국만큼 성과를 내진 못 했지만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등 천연물신약이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등 서서히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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