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12.5%… 한국의 절반
세금 추가 감면 등 유인책에
일자리 늘면서 경제 ‘선순환’
지난 10월 28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최대 쇼핑가인 ‘헨리 스트리트’. 11월 11일부터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앞두고 매장들이 쇼윈도를 치장하고 판매 물건을 준비하는 등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었다.
더블린 최대의 쇼핑기간은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이어진다. 거리에는 인파가 넘쳤고 상점들은 대목을 맞은 분위기였다. 한때 금융 강국의 모델로 꼽혔다가 5년 전 재정위기를 맞아 침체에 빠졌던 나라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생기가 감지됐다. 기지개를 켠 아일랜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고든 하우스 바로 스트리트에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공중 연결통로로 이어진 거대한 두 빌딩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구글이 유럽 본사를 아일랜드에 두기로 하면서 입주한 빌딩이다. 구글은 더블린에 유럽 본사를 설치하면서 2300여 명의 현지인을 고용했다.
아일랜드에는 구글뿐 아니라 애플과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유럽 본사가 즐비하다. 고용에 미친 영향력은 막대했다. 2012년 이후 지금까지 12만50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기 때문이다.
아일랜드는 이처럼 낮은 법인세 등을 무기로 기업들의 ‘허브(hub)’처럼 전 세계 다국적 기업들을 빨아들이며 유럽 지역에서 가장 ‘핫(hot)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유럽에서는 재정위기를 겪었던 아일랜드의 기사회생을 두고 ‘켈틱 호랑이(Celtic Tiger·경제적으로 급성장한 아일랜드의 별칭)의 부활’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기업을 우대하고 존중하는 정서가 크게 작용했다. 아일랜드의 법인세는 12.5%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더 나아가 내년에 도입되는 ‘지식개발상자(knowledge development box)’에 대한 법인세율을 지금의 절반인 6.25%까지 낮추기로 했다. ‘지식개발상자’는 아일랜드에서 수행된 연구·개발(R&D)에 의해 창출된 특허와 소프트웨어 등 지식재산권에서 얻어진 수입인 점을 증명하면 세금을 더 깎아주는 제도다.
조세 회피처라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아일랜드 정부의 이런 친기업 정책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6.2%로 유럽 국가 중 최고 수준이 예상된다. 실업률은 9.4%로 최고치를 찍었던 2011년 15.1%에서 5.7%포인트나 떨어졌다.
앤드루 누난 아일랜드 투자진흥청(IDA) 신흥시장 부문 사업개발 이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올해 처음으로 개인세 세율을 인하했다”며 “경제회복에 따른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가 준비하고 있는 친기업 정책이 더 있다”며 “더블린 외의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세금 추가 감면 등 유인책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더블린(아일랜드) = 글·사진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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