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가뭄에 산간오지·섬 ‘식수 고통’ 급수차·페트병·선박 이용 공급
농업용 관정 물 끓여서 먹기도


계속된 가뭄 때문에 산간 오지와 섬을 중심으로 비상급수 마을이 급속히 늘고 있다. 당장 식수가 부족한 마을은 운반급수에 이어 제한급수, 심지어 농업용 관정의 물을 받아놨다가 끓여 먹는 곳까지 나오고 있다.

4일 환경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3일 현재 계곡물이나 지하수 등 간이 상수도가 말라 비상급수를 받는 곳은 인천 옹진과 전남 신안 등 10개 시·군·구 100개 마을이다. 총 5987가구 1만1890명의 주민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비상급수 마을은 보름 전인 지난 10월 19일보다 2배, 주민 수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차량으로 운반한 용수를 공급받는 마을이 25곳, 지방상수도 등을 일정 시간에만 공급받는 제한급수 마을이 75곳이다.

운반급수 지역은 인천 14곳, 충북 3곳, 강원 4곳, 경북 3곳, 전북 1곳이고 제한급수 지역은 인천 3곳, 충북 1곳, 충남 1곳, 전남 신안군 70곳이다. 각 지자체는 비상급수 지역 주민에게 급수차나 선박 등을 이용해 수시로 페트병에 든 물 등을 보내주거나, 하루 2시간 또는 격일제 방식으로 지방상수도 물을 공급 중이다.

충북지역의 경우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 원대마을 10가구는 지하수가 말라붙으면서 8월부터 넉 달째 급수 차량에 의존하고 있다.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 대골마을 13가구는 식수원인 계곡이 메말라 10월 18일부터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양지골마을 주민들은 한때 식수 부족으로 농업용 관정의 물을 받아놨다가 끓여 먹기도 했다. 강원 영월 한반도면 광전2리 23가구 주민들도 운반 급수를 통해 물을 해결하고 있다. 경북 봉화군 재산면 3개 마을에서도 수개월째 운반급수가 이어지고 있다.

서해 섬 지역 역시 식수난이 심각하다. 인천시 옹진·강화군 내 17개 섬마을은 지난해 11월부터 선박으로 수시로 회당 5∼10t의 물을 공급받고 있다. 올해 1000만 원이 예산으로 책정됐지만 지출된 비용은 벌써 1억8000만 원에 달한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임자도 24개 마을, 안좌도 32개 마을, 팔금도 14개 마을 등 3개 섬 70개 마을에 대해 지난 1일부터 격일제 제한급수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와 정부는 섬 지역의 해수 담수화 시설이나 관정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충남 보령시의 경우 폐광의 물을 상수도로 이용하기 위한 용수개발까지 나섰다. 보령시 옥마산과 성주산 주변의 폐갱도에서 나오는 물을 남포면 창동정수장으로 옮겨 정화한 뒤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극심한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오지 등 취약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내년 봄 갈수기까지 비상급수 지역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전국종합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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