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경기 과천시 국사편찬위원회 사무실 입구에 교육부가 배포한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5일 오전 경기 과천시 국사편찬위원회 사무실 입구에 교육부가 배포한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국정화 찬성 학자들도 집필 고사, 왜?제자들 만류·학계 왕따 우려 탓
찬성사실 ‘명단 비공개’ 요구도
“신상털기 위협은 사이버 테러”


‘제2의 이완용’ ‘역사 오적으로 기록될 것’ ‘한 자리 받으려고 추잡하게 모였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학자들에 대해 인터넷 등에서 극단적인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정교과서의 좌편향을 우려해 국정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집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지지하는 학자들에 대해 이른바 ‘신상털기’ 등을 통해 위협하는 것은 사실상 사이버 테러라는 지적이 보수 성향 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5일 서울 지역 한 대학 교수는 “국정화는 찬성하지만 내 이름이 신문에 한 자라도 나오면 안 된다”며 자신이 국정화 찬성 교수 명단에 올라가는 것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교수는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해 “절대 이름이 나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는 4일 국사편찬위원회(국편)의 브리핑 자리에 나와 집필진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제자들의 만류로 참석하지 못했다. 근현대사에 권위 있는 한 학자도 제자그룹의 반대에 부닥치자, 국편의 집필진 참여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학을 전공한 한 교육계 인사는 “다른 학계와 달리 역사학계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역사 답사 등을 통해 밀접하게 접촉하는 가족과 같은 특유한 분위기가 전체에 깔려 있다”며 “이에 따라 학계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한 학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사학계에서 집필 거부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 일각에선 “교과서를 집필하고 참고서를 판매하는 역사학계 내 ‘카르텔’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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