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가전품과도 완벽 조화
“매일 집에 오는게 행복해요”
드리워진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가을볕이 따사롭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창밖 단풍이 한없이 아름답다. 두 손에 감싸든 찻잔에서 하얀 거품이 빛에 반짝인다.
“당신 정말 고생 많았어.”
남편 이종환 씨 말에 아내가 미소를 띤다. 이제 결혼 34년 차, 농익은 부부의 정이 가을 풍경 속에 멋들어진다.
지난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태영아파트 거실 표정이다. 23년 된 낡은 아파트지만 이 씨의 집 내부는 어느 카페 부럽지 않다. 고급 목재 바닥에 은은한 벽이 보는 이를 편안하게 만든다. 최근 KCC의 ‘홈씨씨인테리어’를 통해 집 내부를 완전히 새롭게 리모델링 한 덕이다.
낭만의 계절, 가을이다. 이 아름다운 가을을 더욱 낭만적으로 보내기 위해 집 단장을 계획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막상 리모델링을 실천에 옮기려면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적지 않은 비용과 공사에 따른 여러가지 불편함 때문이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결심하고 집안을 탈바꿈시킨 이들은 큰 만족감을 보인다.
“정말 생활이 달라졌습니다. 예전과 달리 매일 집에 들어오는 게 행복하죠.” 집 주인 이 씨의 말이다. 한 공기관 책임 연구원인 이 씨는 내년 퇴직을 앞두고 있다. 집수리는 퇴직 전 아내와 자신을 위한 선물이었다. 다른 이들처럼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지만,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뒷바라지에 헌신한 아내를 위해 나름 통 큰(?) 결심을 했다. 이 씨는 이곳에 23년 전 아파트 건축과 함께 입주한 원주민이다. 집수리를 고민할 때 ‘낡은 아파트를 팔고 이사할까’도 생각했지만 이제 정든 곳이 많아 그냥 수선해 살기로 했다.
이 씨의 아파트는 125.62㎡(38평) 크기, 방 4개에 화장실이 2곳이 있다. 입구 쪽 작은 방이 2곳이 있고 이어 거실과 부엌, 거실을 지나 다시 안방과 건넛방이 있는 구조다.
리모델링 콘셉트는 자연을 느낄수 있는 분위기, ‘오가닉’이었다. 홈씨씨인테리어는 ‘오가닉’ ‘소프트’ ‘트렌디’ 등 3가지 디자인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오가닉은 천연 소재의 자연 맛을 그대로 살린 것이고, 소프트는 조금은 보수적이고 고상한 스타일이다. 오래 볼수록 좋은 스타일이다. 트렌디는 말 그대로 도시의 세련미를 살린 스타일이다. “처음부터 오가닉 스타일이 좋았습니다. 집안을 자연스럽고 고급스럽게 보인다고 할까요.” 이 씨 아내의 말이다.
그래서인지 집은 거실 바닥 자연 목재의 부드러움과 아트 벽의 고상함이 조화를 이루도록 꾸며졌다. 부엌에서는 은색 냉장고가 주변의 하얀색 목재와 어우러져 깔끔함이 돋보였다.
“전시장에서 미리 인테리어 된 사례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금 이 가구들도 다 전시 현장에서 보고 고른 것입니다.”
이 씨는 “그래서 더욱 가구와 집이 서로 어울린다”고 자랑했다. 이 씨는 집안 리모델링 포인트로 아트 벽과 화장실, 입구 신발장 등을 꼽았다. 이전 낡은 집은 화장실 문이 나무 재질이어서 튀긴 물에 썩어 보기 싫었지만 새 문은 나무 질감을 살린 플라스틱 재질이다. 당연히 습기에 강하다. 신발장은 바닥에서 20㎝ 정도 떨어져 있어 잡다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밤이면 장 아래 등이 켜져 편리하다.
“일단 경비를 비교하기 위해 주변 인테리어 업체들을 포함해 총 5곳의 견적서를 받았습니다. 꼼꼼히 비교해 선택했죠.” 이 씨는 지금은 자신의 선택에 십분 만족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생활하다 보니 부엌의 아일랜드 식탁이 좀 작은 것이다. ‘접이식으로 식탁을 늘였으면 좋았을 것을….’ 집수리 때는 생각하지 못했다. 리모델링을 한 뒤 아내와 더 자주 마주 앉게 되면서 생긴 아쉬움이다.
“리모델링을 하고 부부싸움도 줄었어요.” 주변 지인들도 찾아와 집을 보고 따라 집수리를 하고 있다며 이 씨가 밝게 웃었다.
박선호 기자 sh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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