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2000년 / 톰 스탠디지 지음, 노승영 옮김/열린책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현대의 소셜 미디어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현상이다.”

이코노미스트 부편집장이자, 역사교양 필자인 저자는 인간관계와 소통에 대한 사람들의 근본적인 욕구가 당대의 숱한 소셜 미디어를 만들어 왔다며 소셜 미디어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해 왔다고 밝힌다.

저자는 소셜 미디어의 원형을 로마 시대에서 찾았다. 악타 디우르나 혹은 악타와 같은 로마의 관보는 말할 것 없고 낙서야말로 초기 소셜 미디어 형태였다고 한다. 낙서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이웃과 공유했고, 낙서에는 댓글이 붙어 대화가 이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어 저자는 마르틴 루터를 가장 활발한 소셜 미디어 활동을 한 인물로 꼽았다. 루터의 인기가 최고조에 이른 1523년에는 그의 소책자가 400판까지 인쇄됐고, 종교개혁 첫 10년 동안 600만 부가 인쇄됐다. 18세기 커피하우스도 소셜 미디어의 원형이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인쇄물을 같이 읽고 토론했다.

이에 저자는 2010년 튀니지의 대규모 시위로 촉발된 아랍의 시위는 우리로 하여금 16세기 종교개혁 현장을 다시 경험하도록 한다고 말한다. 두 경우 모두 소셜 미디어가 동시대인들의 욕망을 자유롭게 표출하도록 해 변화의 불씨가 더 빨리 퍼져 나가도록 만든 촉진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블로그는 소책자의 새로운 형태이고,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는 커피하우스의 새로운 형태이며 미디어 공유 사이트는 비망록의 새로운 형태이다. 비록 때로는 상업화되고 때로는 특권층에 복무하기도 했지만 소셜 미디어의 생태계는 언제나 자기 치유 능력을 증명하며 오랫동안 인간과 인간 사이의 연결고리가 돼 왔다고, 따라서 앞으로도 어떤 형태를 취하든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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