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이어 필리핀 방문
‘돈 풀기’ 로 지지 이끌어내


남중국해를 두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 싱가포르 첫 국빈 방문과 대만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역사적 정상회담까지 마치며 동남아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을 잇달아 방문해 ‘돈 풀기’에 나서며 이들 국가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은 이 지역에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이달 중순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대립하는 대표적인 동남아 국가이자 미국의 우방국인 필리핀을 방문해 제23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참석을 확정 지은 상황이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관련 국가들 간의 이해관계가 다시 한 번 극명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이번 동남아 방문에서 남중국해 영유권을 재차 강조했으며 7일 마 총통과 만나서는 ‘우리는 하나’임을 강조하며 미국이 끼어들 여지를 차단하는 데 힘썼다. 시 주석은 싱가포르 국립대 강연에서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도 미국을 의식한 듯 남중국해의 ‘항행의 자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남중국해와 관련 없는 국가들이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남중국해에서 통행의 자유는 아무런 문제가 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싱가포르에서 66년 만에 이뤄진 양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마 총통에게 “어떤 세력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며 “우리는 한가족”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을 견제했다.

한편 정상회담이 내년 1월에 실시되는 대만 대선에서 수세에 몰린 국민당을 돕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이번 양안 정상회담으로 민진당이 앞서고 있는 현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려 있는 상황이다. 차이 후보는 “마 총통은 대만의 민주와 자유, 중화민국의 존재성, 대만 국민의 선택 권리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매우 실망스러운 회담”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7일 중국·대만 정상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향후 파장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둔 양안 정상이 만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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