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의석 93.9% ‘싹쓸이’
군부 “선거결과 받아들일 것”

개헌, 군부 동의없인 불가능
무산되면 다른 직책 오를 듯

로힝야족 난민사태에 침묵
국정 맡으면 ‘정치력 시험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지(70)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지난 8일 치러진 자유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단독정부 구성을 사실상 확정지은 가운데 53년 만의 군부 종식으로 큰 변화를 맞을 미얀마 정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P는 10일 NLD가 개표가 완료된 4개 주에서 상·하원 의석 164석 중 154석을 차지해 93.9%의 의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NLD는 최대 도시 양곤에서 하원 45석 중 44석을 휩쓸었고, 상원 12석 모두를 차지했다. 에야와디에서는 하원 26석과 상원 12석을 모두 가져갔고, 바고에서는 하원 28석 중 27석과 상원 12석 전부를, 몬에서는 하원 19석 중 11석과 상원 10석을 차지했다. 현재 선출직 상·하원 총 498석 중 164석(33%)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AP는 나머지 10개 주에서도 NLD의 압승을 예상했다.

◇군부, 총선 결과에 일단 승복 기류 = 앞서 지난 1990년 총선에서 NLD는 82%의 지지를 얻어 압승을 거뒀지만 미얀마 군부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정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높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군부가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테 우 통합단결발전당(USDP) 의장대리도 9일 “국민의 선택인 만큼 선거 결과는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수지 여사 대선 출마 위한 개헌 가능성 = 영국 국적의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수지 여사는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를 둔 국민이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도록 규정한 헌법 탓에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NLD가 집권한 후에도 헌법 개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얀마 의회는 선거와 상관없이 의석의 25%를 군부에 배정하고 있어, 의원 75% 이상 찬성이 필요한 개헌은 군부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NLD와 군부가 협상을 통해 헌법을 개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개헌이 무산될 경우 수지 여사는 대통령이 아닌 다른 직책에 올라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집권당의 당수인 수지 여사는 대통령 후보를 지목할 수 있는데 전직 군사령관 출신 틴 우 NLD 부의장과 당내 최고 전략가로 통하는 윈 흐테인 NLD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민주 정권의 과제는 결국 NLD의 수권능력 = 미얀마 정부는 국제 사회로부터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 폭력·난민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얀마는 자국에 거주하는 100만 명 이상의 로힝야족에 국적을 부여하지 않고 있고, 이 사이 로힝야족은 미얀마의 불교 민족주의자들과 유혈 충돌을 벌이며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지 여사도 로힝야족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그녀는 최대 유권자인 불교도를 의식해 폭력사태와 난민 문제에 대해 침묵, 인권과 민주주의의 옹호자로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지 여사의 NLD가 국정을 이끌게 될 경우 국제사회의 로힝야족 문제 해결 요구 목소리가 커지며 정치력의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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