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나라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시 ‘곡강(曲江)’에는 ‘사람이 일흔 살까지 살기란 예로부터 드문 일이다(人生七十古來稀)’라는 글귀가 있다. 실제 과거엔 70세가 된 노인을 보기 힘들어 60세만 살아도 큰 경사로 여기며 환갑잔치를 벌였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급증한 오늘날엔 사정이 달라졌다. 환갑을 맞아도 아직 건재함을 자신하며 자식의 잔칫상 제의를 물리는 부모가 적지 않다고 한다. 1970년 62세에 불과했던 한국인 평균 수명은 2015년 81세까지 늘어났다. 건강에 관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며 보건·복지 수요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 성동구는 이 같은 상황에 발맞춰 지난 7월 17개 모든 동을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로 전환했다. 복지플래너와 마을간호사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주민 건강과 생활 실태를 면밀히 살펴보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모든 센터 안에 ‘동 건강이음터’를 설치해 건강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이 혈압측정은 물론 혈액검사, 체성분검사까지 받을 수 있도록 마련했다. 20세 이상 주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편리하게 기초검진을 받을 수 있어 ‘100세 시대’ 대비 맞춤용 복지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가 이 같은 활동에 나서는 목적은 보다 많은 주민에게 질 좋은 보건·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동 주민센터가 주민에게 맞춤형 통합 의료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거점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다. 남편은 시각장애를, 아내는 위암을 앓으면서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무관심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역 노부부를 동 주민센터를 통해 도왔던 일이다. 복지플래너가 주민 제보를 받아 이들 부부 사연을 접하고 건강 상담과 복지급여신청 방법 등을 안내해 한층 어려움을 덜어줬다. 부부는 현재 차상위본인부담경감 대상자로 선정돼 의료비 경감 등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

정부와 각 자치단체들은 지역 실정에 맞게 다양한 보건·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사회적 약자들은 정보에 취약해 어떤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모르거나, 알더라도 신청에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발굴해 공공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선 주민 생활 접점에 위치한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돼야 한다. 그래야 소리 없는 아우성을 외치다 결국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이들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시스템이 보다 확산돼 사각지대 없는 복지 유토피아가 현실화되기를 바란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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