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재치로 재미 있어진 장면들

영화 ‘내부자들’에는 이병헌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장면들이 담겨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는 또 사회의 비리를 그린 어두운 이야기를 몰아붙이는 이 영화에 ‘여유’를 주기 위해 역대 작품 중 가장 많은 애드리브를 구사했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모든 캐릭터 중에 안상구(사진)가 가장 재미없게 그려져 있었다”며 “관객들이 긴장감 속에서 영화를 보다가 잠깐 웃을 수 있도록 안상구 캐릭터에 ‘허당기’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항상 대본에 충실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 이렇게 애드리브를 많이 한 건 KBS 2TV 드라마 ‘내일은 사랑’(1992년) 이후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장면 중 가장 웃긴 부분은 안상구와 우장훈 검사가 모텔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큰일’을 보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간 상구는 바지를 내린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휴지를 가지러 앞뒤로 움직이다 유리에 얼굴을 대고 밖을 내다본다. 당초 화장실 세트가 벽으로 만들어졌지만 상구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통유리로 교체했다. 이병헌은 “그렇게까지 했는데 재미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대사도 직접 수정했다”고 밝혔다.

또 재벌 회장의 하수인들에게 쫓기던 상구가 아파트 복도 끝에 숨어있다 휴대전화를 떨어뜨려 발각되는 장면과 ‘몰디브에 가서 모히토 한 잔 마시자’는 대사를 ‘모히토에 가서 몰디브 한 잔 마시자’로 바꾼 것도 배꼽을 잡게 한다.

이병헌은 애드리브를 할 때도 자신만의 ‘룰’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믹한 연기나 대사도 캐릭터를 벗어나면 안 된다”며 “웃음 자체만 생각하다 보면 전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살짝 불안한 듯 “마지막에 모히토 이야기를 한 번 더한 게 좀 지나치진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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