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를 모아서 생활하는 김모(70) 할머니는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서 쌀쌀한 바람이 불자 올겨울 추위를 어떻게 이겨낼지 걱정이다. 고질병인 관절염과 허리통증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가 한 달 동안 힘겹게 폐지를 모아야 4만∼5만 원 벌기도 버겁다. 지난겨울 유난히 추웠지만, 김 할머니는 도시가스 보일러를 조금만 켜도 4만 원이 훌쩍 넘는 난방비 걱정에 난방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김 할머니의 걱정은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 계층에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난방카드)’ 신청이 지난 2일부터 시행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겨울철 에너지이용 취약계층의 난방비를 지원하는 난방카드 신청 접수를 전국 각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에서 받고 있다고 밝혔다. 난방카드 사업은 겨울철 추위에 취약한 저소득가구의 난방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올해 겨울부터 처음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사업이다.
난방카드를 통해 전기, 도시가스, 연탄, 등유, 지역난방, LPG 등 난방에너지원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카드 형태의 전자 바우처로 지급된다.
지원대상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로서 가구원 중에 노인(만 65세 이상)이나 영유아(만 6세 미만) 또는 장애인을 포함한 가구다.
신청은 2016년 1월 29일까지 할 수 있다. 거주지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에서 가능하다. 발급받은 난방카드를 활용해 12월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다. 난방카드 사업으로 수혜를 입는 가구는 약 80만 가구 규모다. 지원금액은 1인 가구의 경우 8만1000원, 2인 가구는 10만2000원, 3인 가구 이상은 11만4000원이다.
정부는 추운 겨울철에는 평시보다 연료비 부담이 2배로 급증해 에너지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만들었다. 3년 전 생활고로 전력 공급이 중단돼 촛불을 켜고 생활하던 할머니와 손자가 화재로 숨진 사건에 이어 지난겨울에도 난방비를 절감하려고 화롯불을 피우고 잠든 노부부가 숨을 거두면서 사회문제가 됐다.
하지만 에너지 취약계층에 난방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각각 자신만의 특색으로 에너지를 판매하는 에너지 회사와 전달체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아파트·주택 등 거주 유형에 따른 지원방법도 마련해야 했기 때문에 통합적인 지원체계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따뜻한 복지’ 구현을 실현하기 위해 공사와 민간기업 등 2만3000여 에너지 공급사와 손을 잡았다. 에너지바우처는 전국 80여 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올겨울 난방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5만여 기관이 힘을 모아 전달체계를 마련한 ‘에너지 행복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지난 10월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급사와 국민행복카드사(비씨·롯데·삼성), 주택관리공단 등 13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에너지바우처 사업의 성공적 정착과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본격적 사업 시행을 앞두고 에너지바우처의 사용과 결제를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 관계기관들이 수급 대상자의 편의를 최대화하기 위해 협력한 것이다.
정양호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난방카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급대상자의 신청이 필요하다”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꼭 신청해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담당 공무원들은 지역의 수급대상자가 한 분도 빠짐없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현장에서 맞춤형 홍보를 강화해 주고, 신청접수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덧붙였다.
난방카드와 관련해 궁금한 사항은 에너지바우처 콜센터(1600-3190)나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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