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제네시스’ 고급차 도전
롤스로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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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1989년 ‘렉서스’ 출시… 2년뒤 수입차 판매량 1위 기염

롤스로이스·벤틀리·마이바흐 ‘울트라’럭셔리 브랜드로 분류


연간 생산량 800만 대의 세계 5대 완성차 업체 현대자동차가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출범하면서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대한 업계 경쟁에 불이 붙었다.

중국 등 후발 자동차 생산국의 추격, 높아진 소비 수준 등으로 인해 럭셔리 브랜드 또는 그 위의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 보유는 완성차 업체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한 전 세계 고급차 시장은 이미 3년 전부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섰다.

지난 4일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럭셔리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히며, 대중차(현대·기아차) 브랜드와 함께 가는 투트랙 전략을 공식화했다. 기존 현대차 세단인 제네시스가 올해 9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M5 포함)에 이어 판매량 1만9146대로 동급 3위에 오른 자신감의 반영이다. 독자 브랜드로 재탄생한 제네시스는 중형 럭셔리 세단과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등 6종의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앞세운 고급차 전략을 ‘도전’이라고 표현했지만 럭셔리 브랜드를 고안해내는 대중차 업체의 전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동차 보급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선 상황에서 고소득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동시에 대중차 브랜드 이미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 분야에서는 렉서스 브랜드를 보유한 토요타 등 일본 업체의 선전이 눈에 띈다. 토요타는 1983년 고급차 개발에 착수해 1989년 첫 렉서스 차량인 LS 400을 시장에 내놓고 2년 뒤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오르는 등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혼다는 그보다 앞선 1986년 아큐라, 닛산 역시 1989년 인피니티라는 고급 브랜드를 만들어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이밖에 프랑스 완성차 업체 시트로엥은 1955년부터 출시된 자사 고급 차종인 DS를 2014년 6월 럭셔리 브랜드로 분리하기도 했다.

인수를 통한 투트랙 전략도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고급차 브랜드 링컨의 경우 캐딜락 설립자 헨리 리랜드가 1917년 독립한 뒤 만든 회사로 일찍이 럭셔리 브랜드의 필요성을 느낀 포드에 800만 달러에 인수돼 지금까지 포드 고급화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헨리 리랜드가 디트로이트 오토모빌 컴퍼니를 인수해 1902년에 만든 캐딜락도 1909년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된 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GM 산하에서 고급 브랜드로 성장해왔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럭셔리 이상의 차별화 브랜드를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라고 부른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인 R L 폴크앤컴퍼니에 따르면 생산 대수가 적고 중소형 차 라인업을 보유하지 않는 브랜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당연히 가격도 높아져 엔트리 모델이 1억 원 이상을 호가한다.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는 보통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럭셔리 브랜드 업체가 상위 고급 브랜드를 더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대중차 업체가 럭셔리 브랜드를 더하는 투트랙 전략과 비슷하지만 차원이 한 단계 높은 셈이다.

1906년 설립된 롤스로이스는 1998년 상표권을 인수한 BMW 산하에서 운영되고 있고 1912년 만들어진 벤틀리는 1931년 롤스로이스의 자회사로 인수됐다가 1998년 폭스바겐 그룹에 편입됐다.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꼽히는 마이바흐 역시 1941년 단종된 뒤 2002년 다임러 그룹에 의해 부활했고 2015년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서브 브랜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나 탈 수 없는 차’를 지향해 역설적으로 소비 심리를 부채질하는 고급차 시장의 약진은 눈부시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럭셔리 브랜드를 포함하는 전 세계 고급차 판매 대수는 2011년 646만 대, 2012년 698만 대, 2013년 760만 대, 2014년 833만 대로 연평균 10.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중차가 매년 3∼4% 성장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 차량의 판매량은 우리나라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2010년 86대가 팔린 벤틀리는 2014년 274% 증가한 322대가 팔렸고 롤스로이스도 같은 기간 18대에서 45대가 팔려 150%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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