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옥자’에 579억 투자
나홍진 ‘곡성’등 제작도 참여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미국 영화·드라마 투자·제작사의 시각이 달라졌다. 한류 스타들을 자국 작품에 캐스팅하는 수준을 넘어 콘텐츠 제작과 투자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으로 직접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 세계 69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주문형 비디오(VOD) 스트리밍 업체인 미국 넷플릭스는 10일 봉준호(사진 왼쪽) 감독의 신작 ‘옥자’의 제작비 5000만 달러(한화 약 579억 원)를 전액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에는 ‘월드워Z’와 ‘노예 12년’ 등을 만든 중견 제작사 플랜B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사로 합류한다. ‘옥자’의 국내 제작사인 옥자SPC에 따르면 이번 넷플릭스의 과감한 투자는 전작인 ‘설국열차’로 세계 무대에서 흥행력을 일군 봉 감독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앞서 할리우드 직배사 20세기폭스코리아는 2013년부터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FIP)을 통해 ‘런닝맨’, ‘슬로우 비디오’, ‘나의 절친 악당들’ 등 한국 영화의 투자·배급에 뛰어들었다. FIP는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이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인 영화 ‘곡성’에도 참여했다.
기존 미국 자본은 한국 배우들을 영입하는 데 그쳤다. 배우 김윤진이 미국 ABC드라마 ‘로스트’에 이어 ‘미스트리스’ 시리즈의 주연을 맡고 있고, 이병헌과 정지훈(비)은 각각 영화 ‘지 아이 조’ 시리즈와 ‘닌자 어쌔신’ 등에 출연했다. 이는 인지도 높은 한류 스타를 활용해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국이 부가가치가 높은 매력적인 시장인 것으로 확인되며 직접 뛰어드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넷플릭스는 내년 초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인지도를 높이고,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옥자’에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 20세기폭스코리아 역시 오랜 기간 한국에서 자사가 만든 외화를 배급하며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다가 인구수 대비 영화산업의 규모가 큰 한국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 FIP를 설립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서 개막한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서는 KBS와 영화 ‘배트맨’의 제작자로 유명한 마이클 유슬란이 이끄는 미국 드라마 제작사 U2K가 공동 추진하는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작품이 공개되기도 했다. ‘풀하우스’와 ‘부활’을 비롯해 ‘아이리스’, ‘브레인’, ‘오렌지 마말레이드’ 등이 대상이며 AFM 기간 중 유수의 업체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자본과 제작 시스템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또 한차례 도약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봉 감독은 “‘옥자’를 만들기 위해 ‘설국열차’보다 더 큰 예산과 완벽한 창작의 자유가 필요했는데 넷플릭스는 이를 제공했다”며 “감독으로서 환상적인 기회”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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