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간제 근로자 간담회 열어보니… 취업 어렵고 임금인상에 차질
노사정위, 쳇바퀴식 논의 지속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개혁 후속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정부가 대다수 비정규직 근로자가 사용기간 연장에 찬성하고 있다는 현장 간담회 결과를 내놨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0월 15∼30일 전국의 기간제 근로자 274명과 기간제 다수 고용 사업주·인사담당자 302명을 만나 의견을 모은 ‘기간제·파견 당사가 현장 간담회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국회에 제출된 기간제법 개정안은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가 원할 경우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장 의견을 들어보니 35∼54세 기간제 근로자 대다수가 사용기간 2년이 지나치게 짧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특히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낮은 근로자, 자발적으로 기간제를 선택한 근로자, 경력단절여성 등은 기간 연장에 적극적으로 찬성했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사용기간 연장에 찬성하는 의견을 살펴보면, A(44·제조업 포장직) 씨는 “전임자들을 보면 정규직으로 전환 없이 고용을 종료한다”며 “40대 중반에 취업 자체가 어려워 이 회사에 가능한 한 오래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B(49·유통업) 씨는 “일·가정을 병행하려면 정규직보다는 기간제가 더 현명한 선택이고, 현행 2년 제한은 계속 근무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서울 지역에서 근무 중인 C 씨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임금이 인상되는데 2년마다 회사를 옮기고 있어 임금이 높아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2년 동안 고용됐다면 이미 업무 숙련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사용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것은 고용불안이 연장되는 것에 불과하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청년층과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높은 기간제 근로자를 중심으로 나왔다.

한편 노사정위는 비정규직 해법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해 16일까지 노사정 논의 결과를 국회로 넘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 근로자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비정규직 실태조사는 문구를 어떻게 꾸밀 것인지를 놓고 노사정 간 이견이 커 설문지도 만들지 못했다. 노사정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는 ‘쳇바퀴식 논의’가 지속하면서 단일 합의안 도출이 사실상 어렵다는 분위기가 노사정위 내에 팽배한 상황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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