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현 교수는 경제학자로서 현재의 한국상황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으로 ‘경제가 정치 대상화’된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경제정책을 수행하는 공무원이나 기업인들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지금의 사회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그 대표적인 예로 ‘배임죄’를 들었다.

그는 “경제 문제가 정치로 대상화된 상황에서 경제학자로서 말하는 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경제 정책을 수행하는 공무원의 경우 운신의 폭이 너무 좁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사회의 과도한 책임 추궁에 경제 정책을 수행하는 공무원이나 기업인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경제 시스템에서 뭔가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문제가 없는 한 사후책임을 묻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우리은행 매각 문제만 해도 과거 주가가 2만 원에 달했을 때 이런 문제로 매각에 실패하면서 실기를 해 지금은 9000원 선을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매각이 결정됐음에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무사안일’ 때문에 결국 적정 매각 시점을 놓쳐 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또 “요즘에는 대학생들도 한국은행과 같은 금융공기업이나 변호사가 되겠다고 하지, 위험을 전혀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창업하는 이도 나오고 연구원이 되기도 하면서 위험을 기꺼이 떠안아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장기 불황에 빠졌던 이유가 ‘위험 회피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라며 “당시 일본 대학생들은 모두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가고 싶어 했는데, 우리가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예를 들면 ‘배임죄’와 같이 책임을 너무 과하게 묻는 문화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미국식’ 생태계를 하루 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안 교수는 “우리나라보다 큰 미국 경제성장률이 우리보다 높은 3% 초반”이라며 “미국이 한국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생태계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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