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2016 KCC 프로농구에선 오리온이 11일 현재 16승 3패(승률 0.842)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2승 6패인 2위 모비스(승률 0.667)와의 승차는 벌써 3.5에 이른다. 오리온은 전통적인 포지션 구분을 파괴하고 포워드 4명을 앞세워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오리온이 포워드 농구라면 KCC는 가드 농구로 4위(11승 9패)를 달리고 있다.
오리온은 용병 애런 헤인즈가 199㎝, 이승현과 문태종이 197㎝, 허일영이 195㎝ 등 포인트가드를 제외한 주전 4명의 평균 신장이 197㎝에 달한다. 게다가 가드부터 포워드, 센터까지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다. 4명 모두 골밑과 외곽을 넘나드는 ‘잡식성’ 플레이를 펼친다.
헤인즈는 게임당 평균 26.74득점으로 이 부문 1위이면서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4.05개로 5위를 유지하고 있다. 팀내 포인트가드인 이현민(174㎝)의 어시스트는 3.29개(11위)로 헤인즈보다 적다. 헤인즈는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 선정을 위한 기자단 투표 결과 총 유효 투표수 91표 가운데 40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헤인즈는 1라운드에 이어 올 시즌 2회 연속 MVP가 됐다. 외국인 선수가 라운드 MVP를 연속 수상한 건 헤인즈가 처음이다.
문태종은 3점슛 42개를 성공해 이 부문 공동 3위인데, 블록슛에서도 16개로 공동 7위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키 큰 선수가 많기에 리바운드, 즉 제공권 싸움에서 유리하다”며 “특히 효율적인 수비 전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오리온은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장재석(203㎝)이 오는 15일 복귀하면 ‘만리장성’을 구축하게 된다.
KCC는 공격형 가드 전태풍(180㎝), 정통 포인트가드 김태술(180㎝), 용병 가드 안드레 에밋(191㎝), 슈팅 가드 김효범(191㎝)을 보유하고 있다. 포워드 리카르도 포웰(196㎝)도 가드 스타일.
에밋은 19.45득점으로 4위에 올라 있다. 전태풍은 3점슛 39개로 6위, 김효범은 36개로 공동 7위다. 전태풍과 김태술은 어시스트 3.20개, 3.00개로 야전사령관 ‘보직’에서 조화로운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다. 초보 사령탑인 추승균 KCC 감독은 “다재다능한 선수들이 많기에 신장의 열세를 개인기와 빠른 공수전환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프로배구에선 포지션 이동이 눈에 띈다. 2015∼2016 NH농협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레프트였던 박정아를 센터로 기용하고 있다. 센터는 레프트, 라이트 공격수에 비해 블로킹 가담 횟수가 많은 반면 수비 부담은 적다. 187㎝의 장신인 박정아가 센터로 전업한 이유. 박정아는 지난 10일 GS칼텍스 전에서도 센터로 나서 공격 성공률 61.11%를 남겼다.
남자부의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라이트였던 용병 로버트 랜디 시몬(206㎝)을 센터로 출전시키고 있다. 시몬의 공격 성공률은 지난 시즌 55.38%에서 58.1%로 높아졌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상대에 따라 시몬의 보직을 라이트, 센터로 바꾸면서 시몬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레프트였던 문성민(198㎝)을 라이트로 돌려 재미를 보고 있다. 같은 날개 공격수지만 레프트는 라이트에 비해 수비 부담이 크다. 주포인 문성민을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포석.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문성민이 포지션 변경에 빨리 적응해 실험은 성공적”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성훈·박준우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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