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이상적 사회주의 모델”
클린턴 “美엔 적용하기 어려워”
WP, 높은 세금·생활비 등 지적

덴마크 총리 “사회주의 아니다”


“중국도 러시아도 이란도 아닌 인구 560만 명의 작은 나라가 미 대선의 중심에 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6년 대통령 선거 후보 레이스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덴마크식 사회주의’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무소속으로 활동하며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로 부르고 있다. 그는 공립대학 학비 면제, 학자금 융자 탕감, 공공사업에 1조 달러 예산 배정, 연방 최저임금 인상, 연 2주간 유급휴가 의무화 등 파격적인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식품 배급, 정부 통제하의 경제, 독재 정권이라는 냉전 시대의 이미지를 주로 떠올리는 미국인들에게 샌더스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주의 롤 모델로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을 예로 들었다. 그는 지난 10월 13일 민주당 대선주자 TV토론에서 “나는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나라가 근로자들을 위해 이룬 것들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상원의원의 이상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13일 토론회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우리는 덴마크가 아니다. 나는 덴마크를 사랑하지만, 여기는 미국이다”며 샌더스 상원의원의 주장이 미국에 적용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WP 역시 북유럽 사회주의 모델에 대한 책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스칸디나비아 유토피아 신화 뒤편에(The Almost Nearly Perfect People:Behind the Myth of the Scandinavian Utopia)’의 저자 마이클 부스를 인용해 샌더스의 주장과 현실의 괴리를 지적했다.

부스는 WP에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 지역 국가들은 세금과 생활비가 세계에서 가장 높고 날씨는 끔찍하다”며 “유토피아와 같은 북유럽 모델의 이미지는 언론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덴마크는 무상으로 제공되는 교육과 의료 서비스의 질이 매우 낮아 국제학업성취도조사(PISA)에 의한 평가에서 하위권에 처져 있으며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이 같은 논쟁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라스무센 총리는 지난 10월 30일 하버드 케네디스쿨 연설에서 샌더스 상원의원이 이상적인 경제 체제 모델로 북유럽의 사회주의를 언급하는 것을 의식한 듯 “덴마크가 미국 대선 토론에서 좋은 사례로 언급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덴마크는 사회주의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북유럽의 모델을 사회주의의 일종으로 연관 짓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덴마크는 사회주의의 계획 경제와는 거리가 있으며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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