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분석


도서 최대 구입층 40대로
10년새 19% → 29% 증가
20대는 36% → 25% 감소

디지털세대 책과 멀어지고
4050세대 서적 구매 늘어

40대 인문서·에세이 읽고
자녀들 학습서 구입 특징


출판시장의 ‘주력 소비층’이었던 20대가 무너졌다. 올해 처음으로 40대가 가장 책을 많이 사는 연령층에 올라섰다. 20대 여성의 책 구매가 감소하고, 40대 여성이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떠오른 것이 주요 원인이다.

문화일보가 13일 교보문고에 요청해 입수한 ‘2006∼2015년 연령·성별 도서 구매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2006년 20대 여성이 구입한 도서는 전체의 24.2%에 달했다. 30대 여성(17.1%)과 40대 여성(9.3%)에 한참 앞섰다. 20대는 여성파워에 힘입어 가장 많이 책을 사는 연령층(36.0%)에 자리했다. 30대와 40대는 각각 30.4%, 19.2% 수준이었다.

◇출판시장에서 사라지는 20대=10년이 흘렀다. 2015년 현재(10월 30일 기준) 20대 여성의 책 구입량 비중은 전체의 17.3%까지 떨어졌다. 2008년 24.0%, 2010년 21.9%, 2012년 20.5%, 2014년 18.0%로 꾸준히 줄었다. 20대 남성도 궤를 같이했다. 2006년 전체의 11.8%를 차지했던 점유율은 올해 8.5%까지 낮아졌다. 둘을 합치면 25.9%로, 10년 전 20대 여성 홀로 책임졌던 비중보다 조금 큰 수치다. 20대는 최대 책 구입 연령층 자리를 지난해 30대에게 물려줬다. 그리고 올해 또다시 순위가 바뀌었다. 40대가 29.2%로 1위에 올라섰고, 30대(28.2%)는 2위, 20대는 25.9%로 3위까지 떨어졌다.

◇출판계로 확대되는 40대 여성의 힘=40대가 최대 책 구입층으로 떠오른 것은 여성들의 힘이다. 2006년 40대 여성의 책 구입량은 전체의 10%가 채 안 됐지만 2009년 12.2%, 2012년 14.5%에 이어 올해 17.0%까지 치솟았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40대 여성의 책 구입량이 20대 여성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40대 남성은 이미 2006년 9.9%에서 올해 12.2%로 남성 최대 책 구입 연령층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변화는 인구 변동 추이의 영향을 넘어서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과 2015년 20대 인구 비율은 15.5%에서 13.4%로 2.1%포인트, 40대는 17.2%에서 16.7%로 0.5%포인트 줄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20대와 40대 모두 인구 비중이 감소했지만, 책 소비 측면에서 20대는 인구 감소 폭 이상으로 준 반면 40대는 오히려 늘었다”며 “책과 멀어진 디지털 세대의 등장, 젊은 시절 책과 함께했던 80∼90년대 학번의 성장을 극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책까지 포기한 ‘5포 세대’, 40대는 자기계발에 자녀 책까지=20∼40대가 전체 책의 90%가량을 구입하고 10권 중 4권은 남자, 6권은 여자가 구입하는 책 소비 형태는 지난 10년간 큰 변동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완전히 뒤바뀐 20대와 40대의 비중은 ‘출판시장의 고령화’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린다. 40대는 자기계발과 치유를 위한 인문서, 에세이 구입은 물론 자녀들의 학습서까지 대신 구입하고 있다. 올해 40대 여성의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EBS수능특강 고등영어(2위) 등이 포함됐다. 50대와 60대 이상의 비중은 2006년 전체의 4.2%와 1.2%에서 올해 10.6%와 3.3%로 늘었다. 장 대표는 “공부하는 중·장년의 증가”라고 했다.

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 집 마련을 포기한 5포 세대는 이제 독서마저 포기하고 있다. 2006년과 2015년 모두 20대의 베스트셀러는 소설, 에세이, 자기계발서로 구성됐다. 다만 자기계발서의 내용이 성공형에서 성찰형으로 바뀌었다. 성공이 좌절된 사회에서 자신을 지켜내는 방법을 탐구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신규 진입이 없다면 출판시장의 축소를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출판계는 20대를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책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장기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등이 그런 사례”라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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