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김동삼 지사의 손녀 김복생(왼쪽) 씨가 집에서 동생 갑생 씨와 함께 방한 귀마개를 꿰매는 부업을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독립운동가 김동삼 지사의 손녀 김복생(왼쪽) 씨가 집에서 동생 갑생 씨와 함께 방한 귀마개를 꿰매는 부업을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독립군 양성에 앞장서 ‘만주벌 호랑이’로 이름을 떨친 일송(一松) 김동삼(1878∼1937) 지사의 손녀 자매가 어려운 형편 속에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독립유공자 유족 예우에 관한 법률상 손자녀 가운데 1명만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에 월 20만 원의 노인연금에 의지한 채 또다시 추운 겨울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13일 서울 관악구 난향동 한 주택에서 만난 김복생(79) 할머니와 김갑생(73) 할머니는 김 지사의 손녀다. 김 지사는 독립투사 양성을 위해 신민회 활동을 했고 국권 피탈 후 만주에서 신흥무관학교의 전신인 신흥강습소를 세우는 등 무장투쟁에 힘써오다 일제에 붙잡혀 옥고 끝에 순국했다. 김 지사는 항일 투쟁에 큰 역할을 한 공로가 인정돼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그러나 독립운동가 3대인 김 할머니 자매의 살림은 그리 넉넉지 못했다. 이들의 월수입은 두 자매에게 각자 지급되는 노인연금 20만 원이 전부다. 동생 갑생 할머니는 3급 지체장애를 앓고 있어 연금의 절반 이상을 통원 치료비로 쓰고 있다. 그나마 건강한 복생 할머니가 방한용 귀마개를 꿰매는 부업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지만, 허리디스크와 노안 탓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들이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 놓인 것은 현행 독립유공자 유족 예우에 관한 법률상 손자녀 중 1명만 보상금을 받을 수 있어 오빠만 대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0월 헌법재판소가 “손자녀가 2명 이상일 때 나이가 많은 자에게만 유족보상금을 지급하는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한 뒤 지난해 최연장자가 아니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은 개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손자녀 1명에게만 보상금을 주도록 한 것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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