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12일 세월호 이준석 선장에 대해 확정 판결을 내림으로써 형사(刑事)사법 차원의 심판이 마무리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퇴선 명령도 없이 먼저 달아난 이 선장에게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 특히, 13명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승객들을 물에 빠뜨려 익사시킨 행위와 다름없다”며 대형 인명피해 사고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 첫 판례여서 주목된다. 나아가, 유사시 선장을 대행할 책임이 있는 1·2등 항해사에 대해 주심 김소영 대법관 등 3명의 대법관이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한 소수의견도 유의할 만하다. 인명 관련 업무 종사자 일반의 주의 의무를 그만큼 새로이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다른 선원 14명에 대해서는 살인 및 유기치사 혐의 등에 대한 4월 28일자 광주고법의 원심 판결을 유지해 징역 7∼12년을 확정했다. 이번 ‘선원 판결’에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징역 7년을 확정하는 등 ‘선사(船社) 판결’을 마무리했다. 목포 해경 123정과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측의 구조·관제 부실 책임이 아직 상고심 심리 중일 뿐, 참사 책임을 다투는 재판은 거의 끝난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아직 업무를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했다. 특조위(特調委) 설립 근거인 관련 특별법에 규정된 제1호 업무가 ‘참사의 원인 규명’임을 고려하면 황당한 일이다. 참사 수습에 6000억 원 정도 들었지만 실제 추징할 수 있는 돈은 거의 없다는 사실은 국민을 더 참담하게 한다. 특조위가 정략이나 괴담에 휘둘리지 않고 ‘안전사회 건설’에 다소나마 기여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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