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침통’ SK ‘충격’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뚝심경영이 서울 면세점 2차대전에서 승리를 가져왔다.

올해 안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제2라운드에서 두산과 신세계는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반면 롯데는 소공점을 지켰으나 월드타워점을 잃었다.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 속에 경영권 기반을 확실히 해야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SK는 23년만에 워커힐면세점 문을 닫게 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부산 지역 면세점 1곳은 신세계가 따냈다. 충남지역 신규 면세점은 디에프코리아가 가져갔다.

관세청은 14일 오전 8시께부터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벌인 뒤 이같이 정했다고 오후 7시께 밝혔다.

올해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신세계의 부산 조선호텔면세점(12월15일)이다.

◇박용만 회장, 가장 먼저 출사표 던지는 초강수

박 회장은 사재 출연도 마다하지 않으며 동대문에 면세사업자가 없다는 점을 적극 어필했다. 두산은 면세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동대문 지역을 차별화된 관광지역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지난달 26일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 면세점 사업 진출과 관련해 “면세점 사업을 통해 동대문 주변 상권과 상생하는 진실한 대기업 상생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번 재단 출범에 사재 100억원을 출연하며 열의를 보였다. 초기 재원으로 박 회장이 사재 100억원, 두산그룹이 100억원 등 총 200억원을 출연했다.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은 지역 재단(Community foundation:지역문제를 지역주체들이 직접 해결하는 것을 취지)을 표방, 민-관-학 협력을 통해 동대문 지역발전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두산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면세점 내 매장 및 면세점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에 소상공인과 중소 패션 업체 등 주변 경제주체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세부적으로 두산은 ▲인근 대형 쇼핑몰과 연계해 ‘K-Style’ 타운 조성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추진 ▲지역 내 역사탐방, 먹거리탐방 프로그램 운영 ▲심야 면세점 운영(현재 검토 중) 등을 추진키로 했다.

두산그룹은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이후 “동대문 상권의 염원을 담아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 나와서 기쁘다”며 “동대문 상권 부활을 돕고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워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정용진 부회장, ‘어메이징한 콘텐츠’ 면세점 만들자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을 두고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한다는 게 그룹 측 얘기다. 정 부회장 등 그룹 오너는 사업계획서에 정 부회장이 직접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등 면세점 비전 등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는 것.

신세계는 연간 2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롯데 소공동 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너무 가까운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도심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추가 면세점이 필요하다”고 대응했다.

앞서 지난 지난 5일 신세계 영랑호 리조트에서 진행된 대졸 신입 1년차 연수캠프에 참석, “시내면세점의 경우, 세계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비슷비슷한 면세점을 만들어선 안 된다”며 “오직 신세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어메이징한 콘텐츠로 가득 찬 면세점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면세점을 선보여야 한다”며 “해외 비즈니스맨들이 신세계 면세점을 방문했을 때 사업적 영감을 얻어갈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한 “국내 고객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고객까지도 신세계가 만들면 항상 뭔가 새롭고 재밌을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줘야 한다”며 “이런 신뢰감을 갖게 된다면 우리가 굳이 값비싼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세계 곳곳의 고객들이 신세계란 브랜드에 열광하며 찾아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가 만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콘텐츠로 우리나라 고객 뿐 아니라 전세계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 새로운 세상을 보여줘야 한다”며 “백화점, 이마트, 프리미엄아웃렛 등 기존 유통채널은 물론 그룹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개발중인 복합쇼핑몰과 면세사업에서도 신세계다움을 심어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세계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으로 그룹의 20년 숙원을 푸는 동시에 앞으로 롯데와 신라가 양분한 면세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롯데·SK네트웍스 면세점사업 수정 불가피

롯데는 ‘절반의 승리’다. 롯데는 올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2곳 가운데 월드타워점을 놓쳤지만 소공점(12월22일) 한곳을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타격은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대표)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위기를 맞았던

신 회장에게 면세점 특허권 방어는 롯데그룹의 확고한 ‘원톱’임을 증명할 기회이자 과제였다. 면세점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서 호텔롯데 상장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월드타워점 매출은 소공점 매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간 매출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한다.

롯데그룹 측은 “특히 지난 35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면세기업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모든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전 임직원들에게 감사와 함께 송구하다”며 “더불어 심사를 위해 오랜 기간 수고해주신 심사위원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에 나타난 부족한 부분을 잘 파악하고 보완해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나머지 면세점을 더욱 더 잘 운영해 세계 1위의 면세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절차탁마의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SK네트웍스는 완패를 당했다.

면세점 특허를 연장하지 못하고 신규 점포를 내지도 못하는 고배를 마셨다. SK의 워커힐(11월16일) 면세점 특허는 신세계디에프에 돌아가면서 서울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이 23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관세청이 2013년 법을 개정해 5년마다 경쟁입찰 시행을 결정한 이후 기존 면세점 사업자가 사업권을 잃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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