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당국, 초강경 대응
민노총 건물 진입 주목

집회단체 자금원도 수사
배후세력 철저 규명키로

警, 불법폭력시위TF 구성
전담 수사본부 전국 확대


경찰이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대회’를 주최한 53개 단체 대표의 전원 소환 조사 방침을 세우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려는 것은 수시로 진보 단체들이 결집해 도심 한복판에서 버젓이 폭력 집회를 벌이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지가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이번 집회에 참여한 각종 단체들에 흘러간 자금 규모, 자금원까지 면밀히 밝혀 불법 단체 기획자 등 배후세력을 철저히 규명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을 반드시 집행하겠다는 방침으로, 경찰은 이를 위한 전담 검거반도 꾸리기로 했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수뇌부는 ‘도심에서 장시간에 걸쳐 극렬 불법 폭력 시위를 벌이며 공권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 따라 14일 불법 집회에 대해 유례없이 강도 높게 대응하기로 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전국 지방경찰청장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경찰청에 불법 폭력 시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현재 서울경찰청에만 꾸려져 있는 ‘불법폭력시위 수사본부’를 전국 지방경찰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총 150여 명 규모로 수사본부가 꾸려졌지만, 지방경찰청에 각각 수사본부가 꾸려지면 수사 인력 규모는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이번 불법 집회가 사전 기획됐다고 보고 집회 참여자는 주최 단체 대표, 실무급 인사들에 대해 예외 없이 수사하기로 했다. 특히 14일 집회에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기 위해 농민 단체 등에 자금을 지원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규모의 자금이 지원됐는지 규명해 매번 반복되는 불법 집회 연결 고리를 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과 범위에는 제한이 없다”며 “집회에 참석해 불법행위를 한 사람, 주최 단체 대표 전원, 집회 자금 제공자 등에 대해 입체적인 수사를 진행해 불법 행위자 전원을 검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14일 집회에서 연행한 49명 가운데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들은 쇠파이프로 경찰관을 수십 회 폭행하거나, 경찰 버스를 밧줄로 묶어 끌어내고, 경찰관에게 소방용수를 살포하는 등 경찰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경찰이 집회 불법 행위자들에 대해 채증자료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대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반드시 집행하겠다고 밝혀 한 위원장이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주노총 사무실에 경찰의 진입 시도가 있을지 주목된다.

김 장관은 15일 담화문을 통해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배 중인 민주노총 위원장은 법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조직원들의 호위 속에 현장에 나타나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했다”며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모두 발부된 상태였지만 14일 기자회견과 집회에 잇따라 참석했다. 이날 한 차례 경찰의 검거 시도가 있었지만 한 위원장이 전국언론노조 사무실로 몸을 피하면서 영장 집행이 무산됐다.

한 위원장은 지난 6월 불법 시위 주도 혐의로 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11월 11일에는 앞서 기소된 사건 재판에 계속 출석하지 않아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바 있다. 검찰과 경찰은 이번 집회 때도 한 위원장이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어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주로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 내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집행을 위해서는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로 진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건물 진입을 시도할 경우 민주노총 측이 반발해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손기은·김병채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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