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전략은 테러 근절 불가능
美, IS위협관리 실패 인정해야
더 많은 동맹국의 참여가 중요
미국의 중동 전문가들은 16일 ‘11·13 파리 연쇄 테러’와 유사한 사건이 앞으로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이슬람 세계의 장기간에 걸친 개혁이 필수적이며, 미국과 유럽 등은 개혁을 실행할 수 있는 정권으로의 이행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대니얼 플레트카 외교국방정책 담당 부소장은 이날 AEI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IS 근절 전략은 다양한 수위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전투가 될 것”이라면서 IS와의 전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플레트카 부소장은 “시리아의 IS만을 공격해서도 안 되고, 이라크의 IS 역시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연합군은 여러 지역에 동시에 군대를 파견해야 하며, 현지 군사력을 재건하기 위한 공격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플레트카 부소장은 “이런 군사적 요소만으로는 중동 지역에서 테러리스트 단체들이 얻고 있는 힘을 영원히 감퇴시킬 수 없다”면서 이 문제에 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플레트카 부소장은 “미국은 이 지역에서 ‘안전지대’를 만들어서 전투가 진정된 뒤 권력을 잡을 수 있는 과도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앤서니 코즈먼 전략 담당 석좌는 “IS가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된 것은 이라크·시리아 지역에 사실상 원형 국가를 만들었다는 것”이라면서 이 사실이 중동 지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코즈먼 석좌는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이슬람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종교”라면서 “무슬림 인구 성장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즈먼 석좌는 “현재의 반테러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극단주의 세력을 이슬람 세계에 묶어둘 수는 있지만 파리 테러와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없다”면서 “현재 전략으로 승리를 거둘 수는 있지만, 이 승리는 매번 또 다른 유사한 형태의 극단주의 운동이나 폭력을 불가피하게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코즈먼 석좌는 “진정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이슬람 세계의 개혁이 필요하며, 이는 매우 장기적인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외부 세계는 압제가 아닌, 성공을 통해 통치하는 국가 건설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파리 테러를 계기로 IS 위협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잘못된 주장은 이제 끝내야 한다”면서 “시리아에서 미국의 현행 전략이 실패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동시에 이 문제에 대해 냉정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IS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는 전략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과 같은 선상에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일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평화협상에 대해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행보다는 좀 더 많은 주요 행위자들과 동맹국들이 참여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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