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무네를 찾아낸 것은 경찰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 국정원 정보원, 김광도의 한강회 회원들도 아니었다. 김광도의 카지노 중 하나인 ‘서울 카지노’의 직원 유근상이다. 미국인 손님 리차드 핸슨을 모셔다 드리고 오는 중에 눈에 익은 카지노 ‘도쿄클럽’ 리무진이 근처 저택에서 나오는 것을 본 것이다. 유근상은 그 저택이 시카고 호텔 소유주인 제임스 코너의 별장인 것도 안다. 제임스 코너도 ‘서울 카지노’의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발놈이.”

눈을 치켜뜬 유근상이 혼잣말로 욕을 했다. 제임스 코너는 유근상이 공을 들인 고객 중 하나로 10명도 넘게 여자상납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뜸하더니 도쿄클럽에서 놀아? 별장이 보이는 언덕 모퉁이에 멈춰선 유근상이 백미러로 뒤쪽을 주시했다. 이곳은 한적한 곳이어서 오가는 차량도 없고 이미 어둡다. 이윽고 유근상은 휴대전화를 꺼내고 버튼을 눌렀다.

“아, 여보세요?”

발신음 세 번 만에 제임스 코너의 목소리가 울렸다. 유근상과는 수시로 전화를 하는 사이인 것이다.

“아 사장님, 접니다. 요즘 뜸하시길래, 좋은 상품도 들어왔고 해서요.”

상품이란 여자를 말한다. 제임스 코너는 아담한 체격의 동양 여자를 좋아한다. 그때 제임스가 소리 내어 웃었다.

“유, 나 지금 베이징에 있어. 곧 들어갈 예정이니까 잘 보관하고 있어.”

“아, 그러세요? 그럼 별장이 비었겠네요.”

이건 비꼬는 말이다. 그랬더니 제임스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럼 비었지, 다음에 보세.”

통화가 끊겼을 때 유근상은 심호흡을 했다. 이놈은 분명히 집 안에 있다. 그렇다면 배신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제임스 코너는 큰손도 아니고 귀찮기만 했던 놈이다. 지금까지의 수지 결산으로 보면 오히려 이쪽이 적자다. 호텔 사장이란 것을 내세워 오히려 서비스만 받아 챙겼다. 좋다. 유근상은 휴대전화를 들고 112를 눌렀다. 한랜드의 경찰 긴급번호도 112다.

“아, 경찰이죠?”

바로 응답한 경찰 긴급 출동팀에게 유근상이 신고했다.

“미국촌의 시카고 호텔 소유주 제임스 코너 씨 별장에 침입자가 있습니다. 지금 방금 집주인 제임스 코너 씨하고 통화를 했는데 베이징에 있다고 했거든요. 별장이 비었다고 했는데 불이 켜졌고 차가 들락이고 있어요.”

어디 비었다고 공갈친 대가를 받아보아라. 그로부터 30분쯤이 지났을 때 서동수는 안종관의 전화를 받는다.

“장관님, 방금 마사무네를 체포했습니다.”

안종관의 목소리가 조금 느려진 것은 감정을 절제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시카고 호텔 소유주 제임스 코너 씨 별장에 있는 것을 기습해서 체포했습니다.”

“잘했어요.”

그때 안종관의 목소리가 더 느려졌다.

“내란선동죄로 사형시키겠다고 했더니 빅딜을 제의했습니다, 장관님.”

“빅딜이라고 했어요?”

“제가 30분 안에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위원회를 소집해 놓지요.”

심각성을 짐작한 서동수의 목소리도 느려졌다. 통화를 끝낸 서동수가 곧 버튼을 눌러 비서실장 유병선을 부른다. 위원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말하는 것이다. 한랜드에는 이미 국정원 작전팀에다 한국군 지휘부, 그리고 북한군 지휘부까지 도착해 있는 상황이다. 전시체제나 마찬가지다. 내일 한국군 특전사 병력이 도착하면 그야말로 한랜드 분위기는 흉흉해질 것이었다. 서동수가 무의식중에 혼잣말을 했다.

“내 운이 아냐, 한민족의 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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