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쌀쌀해진 추운 날씨가 다가오니 진한 커피향과 함께 따뜻한 색감으로 알록달록하게 장식된 양탄자가 깔려 있는 카페에 앉아 있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낭만적으로 느끼는 향 좋은 커피와 질 좋은 양탄자에는 지구 반대편에서 죽을 힘을 다해 일하고 있는 아이들의 땀과 눈물 젖은 노동이 서려 있는 것을 말이다.
지난 1994년 리복 인권재단의 ‘행동하는 청년상’을 수상한 파키스탄의 이크발은 4세 때 집안의 빚 때문에 양탄자를 짜는 공장에 팔려갔다. 이크발은 형의 결혼식에 쓰인 돈 600루피(약 1만5000원)를 갚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일을 해야 했다. 이크발은 탈출을 시도해 노예노동해방전선이라는 단체에 도움을 요청했고, 아동 착취 현장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다.
이크발의 이야기는 전 세계에 알려졌고 아이들이 일해서 만든 카펫을 사지 말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이크발과 같은 수많은 아이들이 세계 최고의 축구공을 만들기 위해서 온종일 바느질을 하고, 휴대전화의 부품 금속을 캐기 위해 좁고 열악한 광산에서 일하고 있다.
2004년 국제노동기구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노동 착취를 당하는 아동은 2억50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농업이나 카펫, 옷감 짜는 일에 주로 아동들이 강제노동으로 착취를 당하고 있고, 선진국도 아동 착취가 일어나고 있다. 주로 아동 성매매나 마약판매, 인신매매 등이다.
2010년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 조사 결과, 아동연예인 103명 중 35.9%가 하루 8시간 이상 활동했고, 매주 반나절 이상 수업에 빠진 경험이 있는 경우도 47.6%였다고 한다. 또한 청소년 성매매를 ‘성착취’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며, 성매매 아동·청소년은 학대 피해자로서 보호와 지원의 복지적 관점으로 다뤄야 한다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13)에서 발표했다. 열악한 아르바이트 환경, 친절하지 않은 어른,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미디어와 휴대전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동 착취의 민낯이 드리우고 있다. 아동 착취를 근절하기 위해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과 이들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근본적인 제도를 마련해 아동친화적 사회 안전망을 든든하게 만드는 노력이 간절한 시점이다.
조윤영<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교육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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