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철학자 앙리 레비 지적
“쿠르드族 전사와 연대를”


최소 132명의 희생자가 나온 11·13 파리 연쇄 테러 이후 국제사회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해 락까 등에 대해 연합 공습 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중동 현지 주민과 조직들의 도움 없이는 IS 격퇴가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세계적 신철학자이자 작가인 베르나르 앙리 레비(67·사진)는 18일 허핑턴포스트에 올린 기고문 ‘전쟁-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을 생각하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앙리 레비는 서른 살에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을 출간, 전체주의를 비판하고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신철학’을 주창하며 프랑스의 명사로 떠오른 인물이다.

앙리 레비는 이 기고문에서 “‘전쟁’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6일 베르사유궁에서 가진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프랑스는 전쟁상태에 돌입했다”고 말한 것을 직격으로 비판한 셈이다. 앙리 레비는 “투키디데스 등 역사의 수많은 전쟁이론가들이 내놓은 (상식적인) 규칙들은 IS에게 통하지 않기 때문에 (전쟁은) 우리를 더욱 고통스럽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쟁’이라는 단어를 무책임하게 사용하는 것은 결국 ‘적’을 자극할 뿐”이라면서도, ‘적’에 대한 규정 역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무슬림 아랍국가를 포함해 전 세계 국민들에게 우리가 왜 싸우고, 또 누구와 함께하며, 누구를 배척할 것인지를 명확히 알리기 위해서라는 지적이다. “우리의 적은 미치광이도 외로운 늑대도 아닌, ‘이슬람전체주의(fascislamists)’로 여기는 게 나을 것”이라고 앙리 레비는 주장했다.

그는 파리 테러 이후 무엇보다 중동 난민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거나, 프랑스 무슬림들을 배척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S는 서방과 무슬림의 대립 구도를 통해 주변부로 내몰린 무슬림들을 조직원으로 포섭, 세력을 확장하고 싶어한다는 설명이다. 앙리 레비는 또 이라크 쿠르드 민병대 ‘페슈메르가’가 지난 13일 IS로부터 이라크 북부 신자르를 탈환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IS가 가장 두려워하는 이라크 쿠르드족 전사들과의 연대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동 땅에서 현지 지상군 없이는 서방은 더 많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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