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우간다에서 23년 동안 아픈 사람을 치료하면서 2000여 명의 현지인 의사를 길러낸 ‘우간다 의사의 스승’ 유덕종(56·사진) 우간다 마케레레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19일 자신의 삶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유 교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으로부터 오는 25일 아산 의료봉사상을 받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 그러나 유 교수가 귀국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글로벌 닥터’에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는 글로벌 닥터를 통해 이번에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의료봉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유 교수는 “의대에 입학하면서부터 슈바이처 박사와 같이 봉사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대학졸업 후 내과 전문의를 취득해 군의관 복무를 마치자마자 KOICA의 정부 파견의사를 지원했고, 1992년 우간다 땅을 밟았다. 당시 그는 의사로서 앞날이 창창한 33세였고, 임신한 아내와 두 딸이 있었지만, 우간다행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연애시절부터 아내와 아프리카에서 사는 문제를 의논했고, 동의를 받아 결혼했다”며 “가정학과 출신인 아내는 의료봉사를 돕기 위해 다시 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는 유 교수가 떠난 지 8개월 만에 임신한 몸으로 세 살·두 살 난 딸을 이끌고 우간다로 찾아왔다.
23년 전 우간다의 의료 환경은 열악했다. 그는 “아프리카 최고 명문대 부속병원도 체온계와 혈압계는커녕 기본 수액도 없어 죽어가는 사람을 지켜봐야 했다”며 “큰딸은 바이러스성 뇌막염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가족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병원다운 병원을 짓자는 목표를 세웠고, 국내 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2002년에 80병상을 갖춘 베데스다 클리닉을 개원했다. 의료인도 양성하겠다는 생각에 그는 우간다 도착 1년 후부터 마케레레 의대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그동안 그가 길러낸 우간다 의사는 2000여 명에 달하며, 현재 우간다 보건부의 장관과 차관도 그의 제자다.
유 교수 부부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자녀들도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둘째 딸은 KOICA 인턴으로 탄자니아에서 1년간 봉사활동을 마친 뒤 며칠 전 귀국했다. 그는 “큰딸과 막내아들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산 의료봉사상 상금도 대부분 베데스다 클리닉에 쓰고, 일부는 우간다 음악학교에 기부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KOICA에서 면접을 본 유 교수는 ‘글로벌 닥터’에 합류하면 에티오피아에서 또 다른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은퇴 후에는 우간다에서 환자를 보며 여생을 보낼 생각이다. 유 교수는 봉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격려의 말도 덧붙였다. “봉사자들은 중간에 생각지 못한 문제를 만나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참고 견디면 후에 더 많은 보람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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