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소위에 장관급참석 이례적
與추천 이헌 부위원장 不信해석

與 “엉뚱한 일 하며 돈 챙기나”
野 “예산 삭감은 절대 안된다”


세월호 침몰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조사하는 안을 소위에서 통과시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빚고 있는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20일 관례를 깨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예산 지키기’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특조위가 정치세력화됐다”며 예산 감액에 나섰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예산 감액은 불가하다”며 특조위를 감싸고 나섰다.

20일 특조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예결위 소위에 직접 참석했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관례로 예산안조정소위에는 차관급이 참석하는데 장관급인 이 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이처럼 직접 국회를 찾은 것은 애초 참석 대상자인 차관급 이헌 특조위 부위원장을 믿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추천을 받은 이 부위원장은 전날 특조위의 정치적 편향성을 강하게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이날 이뤄지는 부처별 예산 심사에서 새누리당이 특조위 예산을 삭감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부랴부랴 직접 회의장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하라는 일은 제대로 안 하고 엉뚱한 일만 벌이면서 예산은 챙겨 먹으려는 속셈”이라고 맹비난했다. ‘예산 지키기’에 나선 이 위원장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호된 질책을 받아야 했다. 국회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특조위의 역할에 걸맞은 예산은 지원하겠지만 특조위가 정치세력화되고 정쟁을 일삼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예산이 문제가 된다면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며 삭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에서는 “삭감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맞섰다.

특조위 내부에서도 입장 차이로 논란이 계속되고 이 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을 문제 삼아 이 부위원장에게 ‘직무 정지’ 지시를 내리자 이 부위원장은 “위법하고 부당한 지시”라며 정상 출근을 하고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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