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정부·여당의 노동개혁안 폐기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정부·여당의 노동개혁안 폐기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동 국회 의원식당에서 열린 5대 노동개혁 법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피곤한 듯 얼굴을 만지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동 국회 의원식당에서 열린 5대 노동개혁 법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피곤한 듯 얼굴을 만지고 있다.
입법반대 투쟁 배경·전망“정부와 대타협 야합했다”
野·민노총 강력반발 의식
내부 강경파 비난도 영향

오늘 법안소위 논의 앞두고
관련법안 국회통과 ‘먹구름’


20일 노동개혁 5대 법안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노사정 대타협의 당사자인 한국노총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노동개혁 5대 법안의 국회 통과가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한국노총은 정부 여당이 노동개혁 입법을 강행할 경우 노사정 대타협 파기는 물론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탈퇴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노사정 대화가 경색 국면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대타협이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던 정부 여당 스스로 합의 정신을 깔아뭉개고 있다”며 “정부는 비정규직 규모를 줄이기는커녕 사용기간을 2배로 연장하고 파견근로의 범위마저 확대하는 내용을 입법안으로 제출하면서 공공부문과 금융권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에 이어 성과연봉제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동개혁 5대 법안의 즉각 폐기, 공공·금융부문에서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 도입 시도의 중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2대 지침 추진 포기를 정부에 요구했다. 국회에 상정된 여당안은 현재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있다. 민주노총도 노동시장 구조개혁 저지를 주장하며 지난 14일 민중총궐기대회를 열었고, 다시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한국노총까지 정부 여당에 강경 입장을 보이면서 노동개혁 5대 법안의 추진 동력이 현저히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노총이 정부 여당의 노동법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배경에는 9·15 노사정 대타협 이후 한국노총을 향해 쏟아진 민주노총과 야당, 한국노총 내 강경파로부터의 비난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노총과 야당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이 ‘쉬운 해고’ ‘비정규직 양산’ 정책이고, 노사정 대타협은 한국노총과 정부의 야합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추진 명분을 줬다며 노사정 대타협에 합의한 한국노총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노사정 대타협에 합의한 것은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해 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9·15 합의는 시대적인 과제인 청년 실업문제를 해소하고,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인 지침 강행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조직적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 의제 등 노사정위 후속 논의가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 여당이 연내 노동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가 공공·금융부문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해 산하조직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점도 한국노총 지도부의 입지를 좁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사정위에서는 여전히 남은 의제에 대한 후속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비정규직 의제와 관련해 노사정 공동실태조사가 추진 중이고, 2대 지침도 앞으로 노사정위 틀 안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게다가 노동개혁 법안에는 한국노총이 반발하는 내용 이외에도 비정규직 차별 시정과 안전 관련 직종에 비정규직 사용 제한 등 노동계에서도 시급성을 주장하는 의제가 담겨 있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화 테이블을 떠날 경우 이 모든 노동개혁 과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중단시켰다는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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