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텍스 손상 최소화 실험… 無세제 통세척 멸균도 개발
“백화점 매장에 한번 갈 때마다 500만 원어치 옷을 사들여 VIP고객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1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로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선행개발팀의 연구실에서 만난 이보람 책임(과장급)이 웃으며 말을 꺼냈다.
이 책임이 사들인 옷들은 자신이 입을 옷이 아니라 세탁기 속으로 들어갈 실험용이다. 아니나 다를까 연구실 한가운데 탁자에는 고어텍스 재질의 아웃도어, 패딩 등 각종 의류와 옷감들이 쌓여 있었다.
그는 특수소재가 개발되고 트렌드도 바뀌는 의류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세탁코스에 반영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그가 소속된 의류파트는 모두 의류학과 섬유공학 전공자들이다.
이들의 이런 연구는 아웃도어 재킷이나 고어텍스의 경우에도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세탁은 잘 될 수 있는 ‘스포츠 버블 코스’ 등을 만들었다. 1개의 세탁코스 알고리즘을 완성하는 데 보통 1년이 걸린다고 한다.
선행개발팀에는 세균을 연구하는 환경파트도 있었다. 세균 연구가 왜 필요한지 궁금했다.
임정수 수석은 “예전에는 세제로 세탁기 내부 살균을 하다가 이제는 세제 없이 열과 고속수류를 이용하는 무세제 통세척 (pure cycle)기능이 개발돼 적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탁 중에도 세탁물을 더 넣을 수 있는 에드워시 등 삼성 세탁기에만 있는 기능이고 국내 최초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인증을 획득했다고 한다.
박민 마케팅팀 과장은 이 기능에 대해 “매일 샤워만 해서는 안 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중목욕탕에 가서 때를 밀어주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세탁기 안에 있는 세균을 없애려면 ‘무세제 통세척’버튼을 한 달에 한 번꼴로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임 수석은 “세탁기 내부 오염도를 측정하기 위해 폐가전센터에서 50여 대의 세탁기를 분해해 내부 세균 오염 상태를 측정했었다”면서 “가전 청소업체에서 세탁기를 분해한 뒤 고압 펌프로 씻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무세제 통세척 기능을 개발하게 됐다”는 뒷얘기도 들려줬다.
이곳에서는 세탁 후 세제 성분이 남았는지 국제 기준을 맞추는 실험도 한다. 세탁 헹굼 물에 한 달 이상 금붕어를 실제로 키웠던 적도 있다고 했다.
박 과장은 “의류파트 연구원들은 세탁기가 세탁기계의 개념을 넘어 소비자가 어떤 불편을 느끼는지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감성을 만족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고, 환경파트는 가장 기본적인 기술 영역인 위생을 잘 다져야 소비자에게 사랑받는다는 생각으로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