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 작년 717억… 매년 급증
허위운전기사 등록 경비로 펑펑
전국 곳곳서 수억원씩 빼돌려
시민편의·공공성 제고엔 효과
재무 개선·투명성 강화 등 필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버스 준공영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광역자치단체들이 시내버스 서비스 향상과 관련 근로자의 고용 안정 등을 위해 준공영제를 도입한 이후 재정 지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가 하면 일부 버스업체의 지원금 빼돌리기 등 각종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광역단체는 최근 준공영제 개선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준공영제는 울산·세종시를 제외한 광역시들이 버스 운영의 공공성을 제고하고 이용객 서비스 향상,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등을 위해 지난 2004~2009년 도입했다. 이 제도 도입 후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 불편 감소, 합리적인 노선 조정, 배차 간격 축소, 버스 기사 등의 고용 안정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준공영제를 도입한 후 대중교통 만족도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2006년 59.2점에서 2012년 74.30점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광역시들은 준공영제 도입 이후 재정지원금 과다 지출에 따른 재정적자 가중, 재정지원금을 둘러싼 비리 증가, 일부 운수 종사자의 도덕적 해이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 2007년 준공영제를 처음 시행한 뒤 준공영제 지원금(적자누적 보전분)이 2008년 688억 원에서 2011년 1000억 원, 2012년 1252억 원, 2013년 1285억 원으로 불어났다. 2014년에는 버스요금 인상의 영향으로 1167억 원으로 약간 줄었지만 올해 누적적자는 다시 1433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시도 준공영제 시행 첫해인 2009년 415억 원, 2011년 543억 원, 2013년 569억 원, 지난해 717억 원 등 해마다 적자가 크게 늘고 있다.
재정지원금 관련 비리 등을 둘러싸고 준공영제가 ‘눈먼 돈으로 업체들만 배 불린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변철형)는 허위 기사 등록 등으로 시가 지급하는 버스 준공영제 지원금 중 일부를 빼돌린 혐의(사기·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등으로 한 버스회사의 영업소장 A(44) 씨를 최근 구속 기소하고, 또 다른 영업소장 B(38) 씨를 지난 11일 불구속 기소했다. A 씨는 2009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정비직원을 허위로 운전기사로 등록, 시로부터 운전기사에 대한 보조금 1억8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B 씨도 2009~2013년 같은 수법으로 1억90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대구시가 지난 6월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집행 실태를 감사한 결과 2013~2014년 버스업체들이 모두 2442건, 8억2000여만 원 상당을 식대 등 경비로 사용하며 적법한 지출증명서류(3만 원 이하 제외)를 보관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준공영제를 둘러싼 각종 문제점이 불거짐에 따라 각 광역시는 최근 서둘러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인천시는 재무구조 개선과 준공영제 개선 차원에서 지난달 버스업체에 인건비, 복리후생비 등 회계장부 공개, 운송원가 기본 지원금 80%에서 50%로 하향 조정 등을 골자로 한 준공영제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인천 지역 버스업체들은 “시가 지원금을 올려주지 않아 임직원의 임금을 올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바람에 전국자동차노조연맹 인천지역노조가 파업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인천시의 중재로 지난 16일 노사가 타협했다. 이에 앞서 전북 지역에서도 준공영제로 촉발된 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노조가 갈등을 보이다가 이달 초 일괄 타결되기도 했다.
문제는 준공영제가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시내버스 서비스 질 향상과 버스 운영의 공공·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최근 일부 중소도시 등을 중심으로 준공영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준공영제 시행 이후 재정적자 증대, 도덕적 해이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지만 환승 할인, 근로 안정성 제고 등에 따른 대중교통 서비스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이제 와서 준공영제를 폐지할 수는 없다”며 “준공영제의 공공·투명·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법적·제도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천 = 이상원·부산=김기현 기자 y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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