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청춘이 표현된 추유쳉의 작품.  My Nation, 2009, 비디오, 12분.
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청춘이 표현된 추유쳉의 작품. My Nation, 2009, 비디오, 12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亞 창작공간 네트워크 구축’

외세에 의한 타의적 근대화와 민주화를 이룬 아시아 국가들에서 민주주의는 어떤 방식으로 실현되고 있는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전관 개관(오는 25일)을 기념해 26일부터 민주평화교류원 기념관 3관에서 시작하는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 구축’의 기획전시를 찾아가면 서로 다른 사회,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여러 작가들이 아시아의 민주주의를 아시아의 관점에서 형상화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의 문화 교류와 창작, 교육 및 연구가 이뤄지는 복합문화시설을 지향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도 인류의 공통 관심사인 민주주의가 아시아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여부를 예술작품을 통해 조명한다.

전시에서는 아시아문화전당이 국제교류협력사업의 하나로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온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33개국 총 50여 개 기관의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 작품 7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각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작가들이 아시아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그들만의 예술 언어로 풀어낸다.

‘아시아 민주주의의 씨실과 날실’을 주제로 전시가 구성되며 ‘아시아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섹션 1, ‘아시아 민주주의의 미래’ 청사진을 만날 수 있는 섹션 2, 그리고 광주 지역 작가의 작품으로 ‘광주의 빛’과 그 의미를 찾아가는 섹션 3 등 모두 3개 파트로 이뤄진다.

전시에서는 인도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날리니 말리니, 중국 사회를 예술언어로 고발하는 허옌창, 대만의 현실을 탐구하면서 최근 명성을 얻고 있는 추유쳉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추유쳉의 작품에선 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청춘들이 불투명한 유리 너머에서 끊임없이 문자를 써내려가는 고독한 그림자로 표현된다. 광주를 대표하는 작가 이이남·정운학·정선휘·손봉채·박상화·김명우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진 작가 이정형·김다움 등도 참여하여 다양한 시각적 결과물을 보여준다.

‘아시아스토리네트워크’ 사업도 아시아문화전당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문화교류협력사업의 하나다. 중앙아시아에 널리 알려진 민담이나 설화, 동화 등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드는 사업으로, 공모를 거쳐 선정된 한국 그림작가 5명(신동준·박세영·김혜란·양순옥·김형연)이 참여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5개국 작가들은 각 나라에서 내려오는 민담이나 설화, 동화 몇 편을 선정해 한국 작가들에게 추천했으며, 그림책 제작에 맞게 ‘윤문’ 작업을 거쳐 최종 작품을 선정했다. 25일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에 맞춰 작가들의 결과물을 전시하는 ‘스토리텔링 페스티벌’도 연다. 작가들은 디자인 작업을 거쳐 디지털 북으로 먼저 그림책을 발간하고, 출판사의 제안이 들어오면 종이책으로도 펴낼 계획이다.

이에 앞서 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무용네트워크’ 사업의 하나로 아시아무용단을 조직했다. 한국 무용수 5명과 필리핀·스리랑카·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인도·라오스·중국 등 아시아 12개국 무용수들이 각 나라를 대표해 참여한 무용단은 지난달 부분 개관한 아시아문화전당의 ‘극장2’에서 현대무용공연인 ‘아시아 슈퍼포지션’을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다.

아시아문화전당 관계자는 “아시아의 음악과 스토리, 전시, 공연 등 국제 교류 사업을 계속 강화하여 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 문화 가치를 확산하고 문화공동체 형성 등에 기여하도록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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